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서 '황교익' 질문… "오늘은 중소기업 이야기만 하자" 회피"납품·하청회사가 단체 결성, 협상하는 권한까지 보장"… 본인 하고 싶은 말만 해
  •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화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화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9일 "위기 시에는 작은 정부가 아니라 큰 정부가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디지털 또는 에너지 대전환의 거대한 위기가 우리 앞에 있다. 이 위기를 기업·시장에서 스스로 해나갈 수는 없고 결국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자신의 공약인 '전환적 공정성장'과 관련 "결국은 경제주체들 사이에 적정한 힘의 균형을 유지해 합리적 자원 배분이 이뤄지게 하자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연합·단결하고 집단으로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하청회사나 가맹점 등이 연합하는 행위를 담합으로 규제하고 있으나 대·중소기업 간 힘의 균형을 이뤄 주기 위해서 그 반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이 지사는 "납품·하청회사 등 중소기업이 이해관계에 따라 자유롭게 단체를 결성하고 그 단체의 힘으로 협상하는 권한까지는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제, 반대로 가야"

    이 지사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 방문 현장에서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해야 되나요? 안 하고 싶은데"라며 답변을 피했다. 질문이 반복되자 이 지사는 "오늘은 중소기업 이야기에 우리가 중심을 둬야 해서 미안하다"며 거듭 말을 아꼈다.

    '황씨에 대해 여론을 살펴본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은 어떠하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은 이 지사는 '안민석 의원이 황 내정자가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인터뷰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정치생명을 끝내겠다는 과격한 발언으로 원팀 정신을 해친다는 얘기도 있다'는 지적에도 여전히 침묵했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TV토론에서 황씨의 거취와 관련한 후보들의 질문에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국민 여론도 우리 도민 의견도 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지사 캠프 일각에서는 황씨를 향해 자진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손절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황씨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맞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이 지사 측에도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민석 "황교익 리스크 굉장히 부담"

    이 지사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억울하겠지만 용단이 필요하다"며 "황교익 리스크는 이재명 후보에게 굉장히 부담이 되고, 예기치 않은 대형 악재로 보인다.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내정자의) '이낙연 후보의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발언은 어느 누구도 공감을 주지 못하고 선을 심하게 넘은 발언"이라고 지적한 안 의원은 "이 지사는 원칙과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해 30일 청문회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제가 만약 이 지사라면 임명 철회를 결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손절론이 캠프의 공통된 의견은 아니다"라며 "절차적 정당성과 전문성 여부를 문제 삼는데, 황씨를 위해서 요건을 바꾼 것은 아니었고, 전임 김문수·남경필 지사 때 경기관광공사는 더 전문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서 친일 거론 지나쳤다" 황교익에 사과

    한편 이낙연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황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저희 캠프의 책임 있는 분이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앞서 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황 후보자에 대해 "일본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한국 음식은 거기(일본 음식)의 아류다', '카피해 온 거다'라는 식의 멘트가 너무 많다"며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저격했다.

    이에 황 후보자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죽이자고 덤비는 이낙연의 공격에 저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며 "저는 정치 따위 모르겠고, 저의 인격과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이니 싸우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