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합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수단의 하나일뿐…지금 합당하면 승률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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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강민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안 대표의 독자 출마 변수 등이 야권의 대선 경쟁 구도에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합당'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이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안철수 "국민의힘과 합당 안 한다…통합노력도 중단"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당·국민의힘 합당'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되었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안 대표는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며 "통합을 기대하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안 대표는 앞서 4·7 재·보궐선거 전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승패와 무관하게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재·보선 직후 합당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실무 협상에 돌입했다.그러나 양당은 실무 협상에서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을 비롯해 국민의당의 당명 변경 요구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이에 따라 안 대표는 지난 7월27일 양당 합당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합당에 관한 당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 측에 실무협상 결렬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국민의힘 내에서 제기됐다. 국민의당이 합당을 회피하고 사실상 안 대표의 독자적인 대권 출마로 당론을 모았다는 비판이다.安 "이준석과 합당 관련 논의 없었다…지금 합당하면 정권교체 가능성 낮아"안 대표는 이에 대해 "통합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확산해 가기보다는 오히려 상처를 입혔다.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지지층 확대 없이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이어 "합당 협상 결렬에 대해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한다"고 밝힌 안 대표는 "정권교체가 과거 기득권 양당이 반복해온 적대적 대결정치의 도돌이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 정치는 이제 이념에서 실용으로, 대결에서 문제 해결로, 과거에서 미래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안 대표는 또한 "국민의당은 실용적 중도정당이다. 국민을 통합하고 현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들을 위한 국가대개혁과 미래 아젠다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안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앞으로 계획에 있어서는 향후 따로 말씀드릴 시간을 갖겠다. 우선은 지금까지 혼란스러웠던 당을 먼저 추스리고 당원 지지자 분들과 논의해서 길을 찾겠다"고 답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사전 교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따로 말씀을 드린 적은 없다"고 했다. 또 제3지대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과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이나 생각을 갖고 있지 않지만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만나서 의논할 자세가 있다"며 여지를 두었다.'합당' 약속을 깼다는 지적에는 "제 약속은 정권교체다. 그리고 정권교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합당에 대한 말씀을 드린 것이다. 그것 역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야권의 지지층을 넓힐 수 있는 그런 통합을 주장했다"며 "지금의 현실은 그렇게 하기 힘들고 오히려 그렇게 되면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낮아져서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전했다.국민의힘 "지분 요구 등 다 수용했었는데"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 대표는 어떠한 지분 요구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바가 있으나 우리 당은 협상 과정에서 최대한 국민의당 입장을 존중해왔다"며 "협상 과정에서 과도한 지분 요구, 심지어 당명 변경과 같은 무리한 요구들이 나왔으나 모두 양보하고 양해하는 자세로 임해왔다"고 강조했다.이어 양 대변인은 "그러나 하나의 요구를 수용할 때마다 더 큰 요구들이 추가되어왔던 것이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원인"이라며 "어느 쪽이 통합에 더 절실했는지 어느 쪽이 한 줌의 기득권을 더 고수했는지는 협상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께서 아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합당을 제안했던 서울시장 선거 때의 정치적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여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뒤집어버린 행동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국민의힘 측 실무협상단장으로 활동했던 성일종 의원도 이날 안 대표의 입장 발표 이후 페이스북에 "합당을 위한 실무협상의 종결은 국민의당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며 "협상 중에 양당 간의 의견 차이는 국민의힘 당명 변경 요구와 차별금지법밖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에서 요구했었던 지분 요구 등 모든 것은 다 수용이 된 상태에서 이 작은 차이로 인해 합당을 마무리하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고 전했다.이어 성 의원은 "결정사항에 대한 판단은 국민들께서 냉정하게 하실 것"이라며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안 대표께서 향후에라도 또 다른 정치적 선택의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마다하지 않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