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 욕설' 이재명 옹호 → 경기도 기관장으로… 野 "보은 인사" 반발
  • ▲ 유튜브 '황교익TV'에 출연한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황교익TV 캡처
    ▲ 유튜브 '황교익TV'에 출연한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황교익TV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친분이 있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보은 인사'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황씨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이 논란이 되자 "가난하고 그렇게 살았다면 이해할 수 있다"고 옹호한 바 있다.

    1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해 12월 유동규 전임 사장의 사임으로 공석 상태인 경기관광공사의 신임 사장 후보로 지명됐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0일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 이 지사가 최종 임명을 결정한다.
     
    앞서 경기관광공사가 지난 7월 발표한 사장 공개모집 공고에 따르면, 주요 직무 내용은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과 관광산업 육성 및 주민 복리 증진'으로 설명돼 있다. 임용기간은 임용일로부터 3년이다.

    사장 심사 기준에는 '경험과 능력' 중시

    응모 자격으로는 "관광 마케팅·개발 또는 공기업 분야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분 또는 경영자로서 자질과 품성을 갖춘 분"이라며 "기업 경영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갖춘 자"라고 제한했다.

    심사 기준은 ▲경영·경제분야의 전문적 지식 및 경험 ▲대규모 조직 경영 경험 및 능력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 ▲공공성과 기업성을 조화시켜 나갈 수 있는 소양 ▲리더십·윤리관·인품 등이었다.
     
    농민신문 기자 출신인 황씨는 음식에 관한 식견을 바탕으로 칼럼을 써오다 '수요미식회' '알쓸신잡'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기업이나 대규모 조직을 경영해본 경력은 없다.

    이재명, 황교익 유튜브 출연

    이 지사는 지난 7월15일 황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황교익TV'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 원서접수 시작일 나흘 전이었다. 해당 방송에서 두 사람은 경남 창원의 식당을 찾아 음식과 삶을 주제로 담소했다.

    친문 성향으로 알려진 황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각종 정치·사회 현안에도 견해를 표출했다. 지난 7월 출간한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라는 저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라서 난도질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8년 페이스북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북지원으로 국내산 쌀이 남아도는 문제를 해결했다"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북지원을 끊어 쌀이 창고에 넘쳐나게 됐다. 이를 처분하고자 쌀 가공식품산업 육성에 적극 나섰다"고 주장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서거했을 때는 "실패한 인생이다. 징글징글했다"고 비난했다.

    황교익 "이재명 어린 시절에 야박하게 굴지 말자"

    황씨는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 지사 '형수 욕설'을 옹호했던 일을 거론했다. "이재명의 삶이 어릴 때 빈민의 삶이잖아요. 그러면 그 주변에 욕하고 거칠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제한 황씨는 "각자의 유년기, 어린 시절의 그 삶에 대해서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자. 이해하자는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야권에서는 공기업 사장직을 맡을 만한 전문성이 부족한 황씨가 사장에 내정되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재형 대선 캠프 전략본부장인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형수 욕설'이 경기도 '관광상품'인가"라며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마당에 전형적인 알박기 신공"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형수 욕설을 편들어 주는 인사에게 자리를 나눠 주는 보은인사를 하려고 경기지사 사퇴를 거부한 것이냐"며 "대깨문 이어 대깨명인가? 대깨명 출세 시대를 열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어이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