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본소득 광고에만 34억원 써"… 이재명 지사직 사퇴 거부 맹비난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이재명 후보의 경기도지사직 사퇴 거부를 비판했다. ⓒ뉴시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이재명 후보의 경기도지사직 사퇴 거부를 비판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이낙연 후보가 경기도지사직 사퇴를 거부한 이재명 후보를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며 휴전을 제안하고, 이낙연 후보가 이를 받아들인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이를 두고 이재명 캠프에서는 "경선 후 서로 안 보겠다는 태도"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기본소득, 미국 언론에 광고까지 해"

    이낙연 후보는 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사퇴 자체는 개인 양심의 문제"라며 "(이재명 캠프를) 흔히들 '도청캠프'라는 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 그런 이야기는 안 듣게 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어 "기본소득 홍보에 (경기도가) 34억원을 썼는데, 그런 일이 계속 생긴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것은 경기도 업무가 아니다. 미국 언론에 광고까지 해야 경기도민의 삶이 좋아지나"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후보가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는 기본소득 홍보에 경기도 예산을 사용했다는 비판이다. 

    이낙연 캠프에 따르면, 경기도는 2019년에서 2021년 6월까지 총 33억9400만원을 홍보비용으로 지출했다. 광고 횟수는 총 808회에 달했고, 2020년에는 미국 '타임'지에 기본소득 광고로 1억900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반면 이낙연 후보는 자신의 의원직 사퇴와 관련해서는 "무리한 요구"라며 "집행기관과 의원은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선관위원장이 모처럼 말씀을 꺼냈으니까 그 차원에서 정리되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사직 사퇴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지사직 사퇴를 종용했다. 

    지사직 사퇴 종용한 與 선관위원장에는 비난 테러

    실제로 이상민 민주당 선관위원장은 지난 5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의 지사직 사퇴를 거론했다. 이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갖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으냐"며 "불공정 문제가 아니라 적절성 면에서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종용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이 위원장의 페이스북으로 몰려가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이 위원장의 SNS에는 9일 현재 "여당 선관위원장이 공정을 팔아먹었다" "장애인 주제에 어디서 나불거리느냐" "정권 내주고 싶어서 안달이다" "자질이 없다"는 등 인신공격성 댓글이 다수 달렸다. 

    이재명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이낙연 후보가 직접 경기도지사직 사퇴를 언급하며 비판에 나서자 이재명 캠프는 불쾌함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격화되고 있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당원과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저는 오늘 이 순간부터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님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후보도 "이제는 미래를 얘기하자"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후보를 돕는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9일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께서 많이 급하시기는 한가 보다"며 "이제는 꼬투리 잡을 것이 없어서 법이 정한 사퇴 시한을 가지고 비난을 한다. 경선 이후에 (서로) 안 보겠다는 자세 아니면 이럴 수가 있느냐"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대선 90일 전인 12월9일까지 도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