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징계 결론 미뤄지며 한동훈 책임론 재부상"정리해야" vs "입장 낼 이유 없다" 내부 온도차
  •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국회도서관 입구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국회도서관 입구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윤리위원장 인선이 장기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당원게시판(당게)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결론이 미뤄진 가운데, 친한(친한동훈)계 내부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당게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인격 모독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최종 결론은 미뤄진 상태다. 

    앞서 당무감사위원회(당무위)는 지난 16일 친한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권고했다. 그러나 지난달 여상원 전 위원장의 사퇴 이후 윤리위원장 공석 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절차도 사실상 멈춰 선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윤리위원장 인선은 장 대표 체제의 첫 중대 시험대로 부상했다. 윤리위원장은 한 전 대표를 둘러싼 당원게시판 논란을 비롯해 최근 당내 갈등 사안의 처리 방향을 좌우할 핵심 자리다. 인선 시점과 방식에 따라 계파 간 힘의 균형이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원장 인선 지연 자체가 정무적 판단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최고위원 징계와 당원게시판 의혹을 둘러싼 친한계 반발을 관리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윤리위원장 인선 지연으로 사안이 장기화될수록 정치적 부담이 한 전 대표 개인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친한계 내부의 시각 차이도 표면화되고 있다.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를 둘러싼 평가 역시 친한계 내부의 균열을 드러냈다. 친한계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전 대표가 토크 콘서트를 하는 사이 장 대표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했다. 단식 투쟁만큼 의미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일부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배신자"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이 "정치인의 발언은 자신의 진의와 상관없이 오해받기 십상"이라며 한 전 대표와 김 위원장 간 '러브샷'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는 등 화합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지지자들은 "오해라니, 우리들을 '쫄'로 보나", "귀 멀고 눈 멀어서 한동훈 지지하는 걸로 오해하나"라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계파 내부의 긴장감도 이어지고 있다. 친한계 내부에서는 논란이 장기화될수록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만큼 한 전 대표가 직접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과, 당무위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언급하면 반한(반한동훈)계의 공세만 키울 뿐 실익이 없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정치 지도자로서는 '정직이 최선의 무기'라는 대중들의, 국민의 눈이 있다"며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면 정직함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에둘러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 친한계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한 전 대표가 입장을 낼 이유가 없다"며 입장이냐 유감 표명 필요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당게에) 글을 썼다 안 썼다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웃긴 것이고, 썼다고 하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며 입장이나 유감을 표명할 이유도 사실상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게 사태 중간 조사 결과 발표 과정에서 사실상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지난 2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신간 출간 기념 토크 콘서트에서 "같은 진영과 당내에서의 공격은 늘상 있었는데 이렇게 당직을 걸고 당 권한을 이용해서 당내 인사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건 처음 보는 현상"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