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설계'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 다주택조성주·김상호 등 매각 의사 … 강유정, 집 처분윤성혁·정정옥·허은아, 집 외 주상복합건물 보유
  •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초청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초청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에 관여하는 다주택 공직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하면서 청와대도 소속 참모진을 대상으로 현황 파악에 나섰다. 부동산 업무와 직접 관련된 청와대 참모 중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책 논의 과정에서 참모진 간 유기적인 협의로 부동산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가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인 청와대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청와대 직원 모두가 이해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앞선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 없는 청와대 고위 인사가 부동산 투기 문제로 논란을 야기한 전례가 있다. 이에 뉴데일리는 재산 공개 대상인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했다.

    24일 뉴데일리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각각 공개된 정부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조사한 결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는 12명으로 나타났다. 주택이나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서 주상 복합 건물까지 소유한 인사들을 포함하면 총 15명이다. 

    부동산 정책 설계에 관여하는 이성훈 비서관은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세종시에 7억8900만 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배우자 명의로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다가구주택 일부(4억7200만 원)와 도곡동 아파트 역삼럭키아파트 일부(1억9140만 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 비서관은 주택 일부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형 민정비서관은 부부 공동 명의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48평 규모의 23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시세는 약 43억 원 정도다. 배우자는 경기 과천시에 11억 원 상당의 다가구 주택이 있다.

    김현지 제1부속실장은 부부 공동 명의로 경기 성남 분당구에 7억5000만 원 상당(현 시세 12억 원대)의 아파트를 신고했다. 배우자는 1억4800만 원 상당의 충북 청주 아파트도 갖고 있다. 이 아파트에는 모친이 거주하고 있다.

    김소정 사이버안보비서관은 본인 명의로 현 시세 7억 원대 대전 아파트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임차권(9억 원)을 갖고 있다. 배우자는 세종에 5억1800만 원 상당(현 시세 8억 원대)의 아파트가 있다.

    권순정 정무기획비서관은 본인 명의로 대구 아파트 일부와 배우자 명의로 서울 마포구 아파트(현 시세 3억 원)를 신고했다. 배우자는 경기 용인 수지구에 6억 원짜리(현 시세 9억 원대) 아파트 임차권을 신고했는데 권 비서관이 현재 여기에 거주하고 있다.

    최성아 해외언론비서관은 본인 명의로 서울 성동구에 6억8600만 원 상당(현 시세 14억 원)의 아파트와 강원 속초에 5억 원 상당의 복합건물(주택+상가)을 갖고 있다. 부부 공동 명의로는 서울 중구에 13억 원짜리(현 시세 22억 원대) 아파트를 신고했다. 배우자는 충북에 단독주택도 있다.

    봉욱 민정수석은 8억 원대 다세대 주택과 서울 성동구에 30억 원 대 아파트의 일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주한 과학기술연구비서관은 대전에 현 시세 7억 원대 아파트와 내년 입주 예정인 48평짜리 아파트 분양권(2억9700만 원)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문진영 사회수석, 조성주 인사수석, 김상호 보도지원비서관이 다주택자이지만 매도 의사를 밝히거나 처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주택자였던 강유정 대변인은 최근 본인 명의의 경기 용인 아파트를 처분했다. 

    윤성혁 산업정책비서관, 정정옥 성평등가족비서관, 허은아 국민통합비서관은 본인 혹은 공동 명의로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서 본인 명의의 주택과 상가를 겸한 복합건물도 따로 소유하고 있다.
  • ▲ 서울 아파트 전경. ⓒ서성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경. ⓒ서성진 기자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 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시 대상에 해당하는 공직자의 범위나 업무 배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참모진을 대상으로 부동산 현황과 부동산 정책 관여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1가구 1주택' 권고에도 '직보다 집'을 선택한 고위 공직자들이 논란을 일으킨 만큼 이번 이 대통령 지시에 대한 관가의 반응이 주목된다. 당장 부동산 정책 관계 부처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부동산 현황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주택자라는 이유로 전문 인력을 정책 라인에서 배제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다주택자를 규제하고 집값을 낮추려는 정책의 의도는 이해된다"면서도 "주택 수를 커트라인으로 삼고 정책 전문가를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은 우선 순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다주택 공직자를 겨냥해 초강수를 둔 만큼 다주택 청와대 참모진도 부동산 정책 관여 여부와 상관없이 이에 호응하는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의 다주택 공직자 업무 배제 지시는 상징적인 조치"라면서 "다주택 공직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다. 부동산 정책 관여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도를 파악하고 알아서 행동하라'는 뜻"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