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찬스·숙박권·의전 서비스 의혹 휩싸인 김병기의료 대란 속 가족들 병원 프리패스 의혹까지 추가金, 폭로전 배후로 보좌진 지목 … "공익제보 행세"
-
-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 종결 동의 투표 중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이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전직 보좌진이 나눈 텔레그렘 대화방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김 원내대표의 처신을 두고 당 내에서조차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최근 특혜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국정감사를 한 달 앞두고 피감기관인 쿠팡 대표 등 임원과 호텔에서 70만 원 상당의 호화 오찬을 하며 '부적절 회동'으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개인 사생활 특혜 의혹이 줄줄이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김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서, 여당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며 앞으로도 필요하면 누구든 만날 것"이라며 떳떳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제가 주문한 파스타는 3만8000원이었다"는 김 원내대표의 해명에도 여론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지만,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고가의 숙박권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김 원내대표가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합병 문제를 다루던 당시 대한항공으로부터 제주도 호텔 숙박권을 받아 2박 3일 동안 160여만 원 상당의 객실과 서비스를 이용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김 원내대표는 의혹이 제기되자 관련 질문을 건네는 취재진에게 "상처에 소금 뿌리고 싶나. 도대체 왜 그러는 건가"라며 "적절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냐, 맞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여론이 악화하자 "이유 불문 적절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처신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160여만 원 숙박권 의혹에 대해선 "2025년 현재 판매가는 조식 2인 포함 1일 30만 원 초중반"이라고 반박하면서도 반환 의사를 분명히 했다.하지만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김 원내대표와 가족이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하기 위해 공항을 이용하면서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편의 및 의전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 원내대표는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김 원내대표의 지역구 종합병원에서 가족들이 진료 특혜를 받은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2023년 의정 갈등으로 의료 대란이 일었던 당시 김 원내대표 보좌진은 보라매병원에 김 원내대표 배우자의 안과 진료 사실을 알리며 "의원님께서 신경을 많이 쓰고 계셔서 잘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부원장은 "안과 교수님에게 다시 한번 부탁드려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회신했다.지난해 11월에는 보라매병원 행정실장에게 "최대한 빨리 보라매에서 진료 받아야 한다"며 김 원내대표 아들의 정보를 보냈다. 그러자 행정실장은 "진료 의뢰서는 없어도 되고 오늘 진료가 가능하다"며 "오후 1시 반 보다 조금 일찍 오실 수 있으시면 첫 번째 순서로 대기 없이 보시도록 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김 원내대표 측은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보라매병원에서는 다른 사람들처럼 접수 후 대기실에서 같이 대기하고 호명되는 순서를 따랐다"고 주장했다.계속되는 폭로에 김 원내대표는 전날 이 사태의 배후에 전직 보좌진이 있다며 전직 보좌진의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을 캡처해 공개했다.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대화방을 살펴보면 보좌진은 김 원내대표를 "병개"라고 지칭하며 원색적인 비판을 주고받았다. 김 원내대표의 부인을 겨냥해서는 "사모총장. 이빨, 다 깨고 싶다"고 했다.김 원내대표는 "민주당 소속 보좌진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언행"이라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과 예의가 철저히 짓밟힌 대화"라고 비판했다. 이어 "반성은커녕 피해자 행세로 자신을 포장하며 점점 더 흑화하고 있다"며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자 전직 보좌진은 입장문을 내고 직접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해당 대화는 김 원내대표의 아내가 막내 보좌 직원의 계정을 당사자 동의 없이 몰래 자신의 폰에 설치해 취득한 것"이라며 김 원내대표 등을 통신비밀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의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는 이번 사태의 발단은 약 1년 전 김 원내대표가 이들을 직권면직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9일 이들의 단체 대화방을 인지했다며 "각자의 길을 가자. 다시는 인연을 맺지 말자"고 했다.이들은 각자 재취업에 나선 뒤 김 원내대표의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전 아들의 취업 청탁 의혹을 폭로했다. 지난 6월 김 원내대표의 부인이 2016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게 아들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시작으로 지난 9월에는 김 원내대표 아들의 숭실대 편입 과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김 원내대표는 관련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 의혹 보도를 하는 보좌진이 문제를 저질러 면직되자 자신에 대해 악의적인 의혹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이후 전직 보좌진 일부가 쿠팡으로 자리를 옮기며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특히 전직 보좌진은 김 원내대표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 측과 호텔에서 호화 식사를 하며 김 원내대표가 쿠팡 측에 자신들의 해고를 청탁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쿠팡 측과 회동했을 당시에는 이들이 쿠팡에 취업하기 이전이라며 주장을 일축했다.결국 김 원내대표가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 없이 자신들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리는 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자 보좌진은 각종 의혹을 공개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당내에서도 김 원내대표의 행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이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김 원내대표가 며칠 후 정리된 입장을 발표한다고 하니 그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같은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원내대표 관련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굉장히 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박 수석대변인은 "본인은 상당히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국민적 눈높이에서 보면 특히 선출직 공인인 국회의원은 억울한 부분을 폭넓게 감내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금명간 이른 시일 내에 직접 여러 가지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지만, (거취 표명일지는) 현재 확약할 순 없다"며 "거취 표명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금명간이란 시간 중 또 다른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민심 흐름이 크게 어떻게 갈지 살펴보며 입장 발표 내용과 수위를 정하지 않겠나. 그것이 정치"라고 설명했다.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사과를 했지만, 더 자숙해야 한다"며 "보좌진과의 갈등은 항상 정치권이라 좀 문제가 있다. 그것을 탓하기 전에 의원 본인이 어떤 처신을 했는가 하는 반성의 계기가 우리 국회의원 전체가 갖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