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정치적 탄압 우려하는 홍콩 시민들 퇴거 18개월 동안 유예… 안전하게 해줄 것”중국 “미국이 홍콩 보안법 헐뜯고 홍콩·중국 내정에 폭력적 간섭 하는 것을 규탄”
  • ▲ 미국에 체류 중인 홍콩 시민들의 퇴거를 18개월 간 유예하는 각서에서 서명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에 체류 중인 홍콩 시민들의 퇴거를 18개월 간 유예하는 각서에서 서명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재 미국에 체류하는 홍콩 시민들의 퇴거를 18개월 동안 유예하는 각서(Memorandum)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5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중국은 홍콩사무소를 통해 “폭력적 내정간섭”이라며 발끈했다.

    백악관 “바이든, 정치적 탄압 우려하는 홍콩 시민들에 피난처 제공키로”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각서와 관련한 설명을 게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치적 탄압을 우려하는 홍콩 시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은 임시 피난처를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홍콩 시민들은 18개월 동안 머물 수 있게 됐으며,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이 기간에 취업활동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살인·강도 등 중범죄자의 경우에는 이번 조치의 대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홍콩을 탄압하는 가운데 그가 홍콩 시민들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라고 밝힌 사키 대변인은 “중국이 홍콩과 국제사회에 (일국양제) 약속을 어기는 한 미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홍콩에서) 정치적 이유로 인한 구금과 재판, 언론 탄압, 민주적 선거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공간의 축소가 계속 일어나는 상황에서 미국은 홍콩 시민을 지지하는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보안법 헐뜯고 홍콩과 중국 내정에 폭력적 간섭” 중국 발끈

    백악관 발표 후 중국은 “미국이 홍콩과 중국 내정에 폭력적 간섭을 했다”며 발끈했다고 영국의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5일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 특파원공서(주재사무소)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자기네를 ‘안전한 피난처’라고 주장하면서 홍콩 보안법을 헐뜯고 중국을 비방하면서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파괴하려 한다”고 미국을 비난한 뒤 “이번 조치는 폭력적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우리는 홍콩 보안법을 헐뜯고 홍콩과 중국의 내정에 노골적으로 간섭하며 국제법과 국제사회의 기본질서를 유린한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이 기본적 사실과 홍콩 시민의 민의를 무시한 채 홍콩 보안법을 거짓말로 모독하고 반중 행위를 노골적으로 미화했다”고 열을 올렸다.

    미국은 이에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바이든정부의 조치는 중국이 지난해 7월 홍콩에서 보안법을 시행하면서, 영국과 맺은 ‘일국양제 50년 지속협정’을 파기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유럽연합(EU) 등도 홍콩 보안법 관련자들을 제재하고, 정치적 탄압을 두려워하는 홍콩 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