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에 '고래밥' 보낸 서욱 국방 경질 안 해… "부하 질책만 하면 지도자인가" 비판
  •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사태와 관련해 "부대원들이 건강하게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걱정하실 가족들에게도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해부대는 대양을 무대로 우리 군의 위상을 드높였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왔다"며 "가장 명예로운 부대이며, 국민의 자부심이 되었다"고 치하했다.

    "청해부대의 임무는 매우 막중하고 소중하다. 청해부대의 자부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장병들도 힘을 내시기 바란다. 더욱 굳건해진 건강으로 고개를 높이 들고 다시 거친 파도를 헤쳐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신다면 국민들께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군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의 사과는 지난 15일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8일 만에 나왔다. 지난 20일에는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군을 질책했다. 그동안 야권에서는 일제히 문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서욱 국방부장관 경질을 촉구했다.

    김기현 "부하 질책만 하면 지도자로 인정하겠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비겁하게 부하직원에게 떠넘기지 말라"며 "자기 책임은 싹 빼버리고 밑의 부하직원만 질책하면 어떻게 그 사람을 장수로, 지도자로 인정할 수 있겠나"라고 비난했다.

    이날 군 당국은 코로나19 격리치료받는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에게 과자 '고래밥'을 격려품으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서 장관의 거취를 정리하지 않았다.

    서 장관과 원인철 합참의장은 지난 20일 격려 편지와 함께 과자를 격려품으로 보냈지만, 코로나19 증상인 인후통과 후각·미각 상실 증상을 호소하는 일부 장병은 '이것을 어떻게 먹으라는 것이냐'며 허탈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부대원 301명 중 확진자는 271명으로, 90%에 달한다.

    김 원내대표는 "서욱 장관은 무슨 염치로 자리를 버티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분이 바이러스랑 싸우고 있는 장병들에게 격려품 보내면서 과자 한 박스를 보냈다는 기사를 보고 기가 막혔다. 도대체 뭐하고 있는 자리가 장관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