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세계평화포럼서… 지난 30년간 북핵 문제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려“중국, 한반도 안정 위해 일관되게 건설적인 역할 할 것”… 한반도 적극 개입 시사
  • ▲ 지난 3일 중국 칭화대에서 열린 제9차 세계평화포럼에서 연설하는 왕이 외교부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3일 중국 칭화대에서 열린 제9차 세계평화포럼에서 연설하는 왕이 외교부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국제행사에서 “북핵 문제의 원인은 미국”이라며 “미국은 지난 30년 동안 북한에 가한 위협과 압박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이어 단계적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쌍궤병행’이 북한 비핵화의 해법이라며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0년간 북핵 문제, 북한 군사적 압박한 미국이 반성해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 3일 베이징 소재 칭화대에서 열린 제9차 세계평화포럼에 참석해 시종일관 미국을 비난했다. 

    왕 부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 편에 서서 미국을 비난했다. “한반도 핵문제는 지난 30년 동안 질질 끌리면서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반복했다”며 “미국은 그동안 북한에 가했던 군사적 위협과 압박을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와 부장은 “(북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이 기본 원칙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며 “북한과 미국이 최근 제시한 정보를 중시하며 한반도의 대화와 (긴장) 완화 추세를 지키는 데 유리한 언행을 지지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데 따른 긍정적 평가다.

    왕이 “북한 비핵화 성의 표했으니 대북제재 완화하라”

    이어 “(체제 안전을 위한)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바로 보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왕 부장은 “북한이 비핵화와 정세 완화 측면에서 이미 취한 조치를 고려해 미국은 성의를 보이고 대응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대북제재 결의에 ‘가역(可逆)조항’을 만들어 북한의 민생경제 개선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고, 핵실험과 장거리탄도미사일 실험도 하지 않으니 미국과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기존의 ‘쌍궤병행’을 재강조한 것이다.

    왕이 부장은 이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반도 문제는 중국 문 앞의 일”이라고 전제한 왕 부장은 “중국은 한반도 안정을 위해 일관되게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종일관 미국 비난한 왕이… 중국의 세계관 드러나

    왕 부장은 이날 연설에서 시종일관 미국을 비난했다. 특히 대만과 홍콩 문제와 관련해서는 ‘내정간섭’ 운운하며 개입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인도-태평양 지역 4개국 연합체 ‘쿼드’를 가리켜서는 “지역을 기반으로 작은 패거리를 만드는 행태로, 냉전적 사고의 부활이자 역사적 퇴보”라며 “쓰레기 더미 속으로 쓸어 버려야 한다”고 악담을 퍼부었다.

    또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두고는 “문제를 만든 미국이 책임감 있게 상황이 원활하게 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최고의 압박을 가한 미국의 행동이 현재 이란 핵 위기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