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100주년 연설에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중화민족, 다른 나라 노예화한 적 없어”평화통일 프로세스 강조하며 “대만 문제 해결, 조국 통일하는 게 중화민족 염원” 주장
  • ▲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는 시진핑 주석. ⓒ뉴시스 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는 시진핑 주석. ⓒ뉴시스 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외부세력이 중국을 압박한다면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다른 나라를 괴롭힌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도 “대만의 독립 시도는 분쇄할 것”이라는 모순된 주장을 폈다.

    시진핑 “중화민족이 멸시와 괴롭힘 당하던 시대 끝났다”

    시 주석은 중국 베이징 텐안먼(天安問)광장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축사에서 “중화민족이 멸시와 괴롭힘을 당하던 시대는 끝났다”면서 “외부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누군가 그런 망상을 하면 14억 중국인민의 피와 살로 된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화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으로 5000년의 유구한 문명과 역사를 가지고 인류문명 발전에 불명의 공헌을 했다”고 강조한 시 주석은 “누구도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려는 중국의 결심, 의지, 능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다른 나라 괴롭힌 적 없다”면서 “대만 독립 시도 분쇄, 홍콩 완전 통치”

    시 주석은 또 “중국 인민은 다른 나라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한 적이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2016년 7월 ‘사드(THAAD·종말고고도요격체계)’ 배치를 핑계로 한국을 괴롭힌 일, 호주의 반공정책을 문제 삼아 농수산물·철강 수입을 중단하며 자신들의 요구를 강제하려 한 일, 남지나해 영유권 갈등을 이유로 바나나 수입을 중단해 필리핀을 괴롭힌 일을 부정한 셈이다.

    시 주석은 이어 “대만의 독립 시도를 분쇄해 문제를 해결하고 조국 통일을 이끌어 내는 것이 우리 공산당의 역사적 임무이자 중화민족의 염원”이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평화통일 프로세스’에 따라 대만 통일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콩과 마카오를 두고는 “일국양제와 고도의 자치 방침을 관철해야 하며, 중앙정부는 홍콩과 마카오를 대상으로 전면 관리와 통치를 하고, 이들 특별행정구에는 국가보안법을 시행해 사회 안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 가운데 ‘고도의 자치’와 ‘중앙정부의 전면통치 및 보안법 시행’은 모순이다.

    이어 “중국 공산당은 제국주의와 패권주의를 이겨냈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역설한 시 주석은 “공산당을 중국인민과 분리하고 대립시키려는 시도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9500만 공산당원과 14억 중국 인민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대만 “대만 민의 존중하라” 일본 “국제사회 보편적 가치부터 지켜라”

    시 주석의 연설 내용이 전해지자 대만은 반발했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일당독재 체제 아래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인권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이라며 “하나의 중국은 중국 공산당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며 2300만 대만 국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위원회는 이어 “중국 공산당은 대만의 민의부터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자민당이 중국 공산당에 창당 100주년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과 별개로 일본정부도 시 주석의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내각관방장관은 1일 “중국 관공선들이 센카쿠 열도 주변의 일본 영해에 잇달아 침입해 유감”이라면서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법치 등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는 중국을 비롯해 어느 나라에서든지 보장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시 주석이 기념식에 입고 나온 옷은 ‘중산복(中山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인민복’으로 알려졌지만, 과거 중국에서 신해혁명을 이끌었던 쑨원(孫文)이 입기 시작해 그의 호를 따서 중산복이라고 한다.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에는 마오쩌둥이 즐겨 입었다. 

    시 주석은 2016년 11월 “중국 공산당이야말로 쑨원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