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미국과 '백신 스와프' 어려운 상황"…백영하 백신FT 팀장 "얀센 도입 계획, 변경없다"
  • 유럽의약품청(EMA)이 20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 계열사의 우한코로나 백신인 '얀센'에 대해 혈전증 가능성을 제기했다. ⓒ뉴시스
    ▲ 유럽의약품청(EMA)이 20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 계열사의 우한코로나 백신인 '얀센'에 대해 혈전증 가능성을 제기했다. ⓒ뉴시스
    존슨앤드존슨 계열사 얀센의 우한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혈전증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유럽의약품청(EMA)이 밝혔다. 범정부 백신도입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얀센 백신 600만 명분 도입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EMA "혈전증 가능성 있어도 현저히 낮아…접종 이득이 더 커"

    EMA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얀센 백신이 매우 드물지만 혈전증 발생과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EMA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검토한 (부작용) 사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나타난 부작용과 매우 유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우 드문 사례이지만 혈전증 부작용이 있다"며 "EMA 안전위원회는 얀센 측이 우한코로나 백신의 제품 정보에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희귀성 혈전증에 대한 경고를 추가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EMA가 얀센 백신을 조사하게 된 계기는 미국에서의 부작용 발생 때문이다. 미국에서 700만 명 이상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았는데, 지난 13일까지 혈전증 부작용 사례가 8건 보고됐다. 부작용은 주로 60세 미만 접종자에게서 생겼고, 특히 여성이 많았다. EMA가 조사한 결과 혈전은 뇌정맥, 동맥 등에서 발생했으며, 혈소판 감소, 출혈 등이 함께 발견됐다.

    EMA는 "하지만 혈전증과 혈소판 저하증이 함께 나타난 부작용은 매우 드물다"며 "우한코로나 예방에 있어, 얀센 백신 사용의 이점이 부작용의 위험보다 크다"며 접종을 권고했다. EU 회원국들은 EMA의 발표가 나온 뒤 얀센 백신 접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MA는 지난 3월 18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냈다.

    문재인 정부, 얀센 백신 600만 명분 계약·도입

    미국은 EMA 조사 이전에 얀센 백신 사용을 중단했다. 오는 23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이에 대해 어떤 지침을 내놓느냐에 따라 접종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얀센 백신 600만 명분을 구매했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 CDC의 발표 이후에 접종지침을 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 명분, 화이자 1300만 명분, 모더나 2000만 명분, 노바백스 2000만 명분, 얀센 600만 명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AZ 백신과 얀센 백신의 혈전증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왜 확보하지 못했느냐"는 국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백신 여유분이 있는 미국과 '백신 스와프(Swap)'를 제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미국과 '백신 스와프' 추진하겠다 했지만…성사 여부 미지수

    '스와프'가 서로 교환한다는 뜻이지만 한국은 미국과 교환할 백신이 없다. 때문에 앞으로 받을 백신으로 갚기로 하고 미국에게 백신을 빌리는, 주식 공매도와 유사한 형태의 거래를 생각해 냈다. 백신 대신 백신전용 주사기를 보내자는 아이디어도 일각에서 내놨다.

    하지만 이런 문재인 정부의 생각에 미국이 부정적인 뜻을 표했다는 신호가 나왔다. 지난 20일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 성사에 자신감을 보였던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몇 시간 뒤 현실을 전했다"며 JTBC가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국회 대정부 질의에 출석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번 케리 기후변화특사와도 (백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미 백신 스와프 성사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뒤 정의용 장관은 "미국도 금년 여름까지 집단면역을 꼭 성공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지금 단계에서는 (백신 스와프가) 쉬운 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이어 이스라엘, EU도 3차 접종 준비…한국, 얀센도 AZ처럼 계획 변경 없어

    AFP통신에 따르면, 집단면역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스라엘이 지난 19일 3차 접종을 위해 화이자와 추가 백신구매계약을 맺었다. 지난 16일 모더나 측이 "미국에서의 3차 접종용 백신 공급을 하게 됐다"고 밝힌 뒤 이스라엘 정부가 취한 조치다. 미국은 현재 6억 회분의 백신을 확보했음에도 만일을 대비해 전 국민에게 3차 접종을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한국은 얀센 백신 도입계획을 바꾸지 않고 AZ백신처럼 접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TF 백신도입총괄팀장이 "얀센 백신의 국내 도입 계획은 아직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이 부분을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성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뉴스1>이 21일 전했다. 백영하 팀장은 "상반기 내 백신 공급사별 구체적인 물량과 3분기 도입 계획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백 팀장은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