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캠프, 동의 안 한 시민에게 '조직특보' 임명장 발송오세훈·정원오 캠프서도 유사한 모바일 임명장 활용개인정보 취득 경위 불분명…직함 사칭 악용 우려도
  •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캠프가 A씨에게 보낸 '조직특보 임명장'. A씨는 개인정보 제공이나 선거조직 참여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제보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캠프가 A씨에게 보낸 '조직특보 임명장'. A씨는 개인정보 제공이나 선거조직 참여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제보
    30대 직장인 A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캠프의 '조직특보'가 돼 있었다. 

    지난 1일 A씨의 휴대전화로 날아온 정 후보 명의의 임명장에는 "귀하를 조직특보에 임명한다"는 내용과 함께 "서울교육이 아이 중심, 교실 중심, 사람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는 문구가 담겼다. 

    A씨는 "정치 캠프에 개인정보 제공이나 이용 동의를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내 번호를 알고 임명장까지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후보를 돕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선거조직 사람처럼 이름을 올린 것 같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 각 후보 캠프가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모바일 임명장'을 대량 발송하면서 유권자 동의 없는 직함 부여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선거대책위원, 특보, 본부장 등 그럴듯한 직함을 붙여 지지세를 넓히는 방식이다. 

    캠프 차원에서는 선거 막판 절박함이 반영된 전략일 수 있지만 당사자 의사 확인이나 개인정보 취득 경위가 불분명한 경우 유권자를 선거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 ▲ 대표 이력을 입력하지 않은 채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생년월일, 거주지 등 기본 정보만 넣어 정원호 후보 캠프의 특보 등록을 신청한 결과 다음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 후보 명의의 특보 임명장이 발송됐다. ⓒ김승환 기자
    ▲ 대표 이력을 입력하지 않은 채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생년월일, 거주지 등 기본 정보만 넣어 정원호 후보 캠프의 특보 등록을 신청한 결과 다음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 후보 명의의 특보 임명장이 발송됐다. ⓒ김승환 기자
    모바일 임명장 논란은 특정 후보 캠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는 6.3 지방선거 기간,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임명장이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캠프 역시 온라인 신청 링크를 통해 후보 명의 임명장을 발급하는 방식을 운영해 논란이 된 바 있다.

    2022년과 지난해 대선 때에도 후보 캠프가 다른 정당 인사들에게 임명장을 보내거나 종교인·언론인·교사·일반 시민 등에게 무더기로 발송하면서 비슷한 논란이 불거졌다.

    개인정보 이용 논란과 별개로 무분별한 임명장 발급이 유권자 혼선과 직함 사칭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대선 기간에는 선거캠프 관계자나 선대위 직함을 사칭해 숙박업소·음식점 등을 상대로 예약금이나 대리 결제를 요구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후보 명의 임명장이 대량 발급될수록 이 같은 직함 사칭이나 유권자 혼선이 반복될 가능성도 커진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 명의 임명장은 단순 홍보물이 아닌 선거조직과의 관계를 암시하는 문서인 만큼 발급 대상과 동의 여부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본보 보도 이후 논란이 된 온라인 임명장 신청 링크를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