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 뉴데일리 기사에 '공정 보도 촉구' 차명 오해·국회의원 신분 아니었다는 것조국, 2025년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사면한 달 만에 비대위원장, 석 달 만에 대표 당선조국 이름 들어간 정당서 조국 영향력 간과정치권 "국민 눈높이에서 납득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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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조국혁신당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지난달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가 2일 뉴데일리의 지난달 20일 단독 보도한 '국회의원 주식 투자 금지' 약속한 조국 … 배우자 명의로 수억 원대 삼전닉스 주식 신고 기사에 대해 '공정 보도 촉구' 처분을 내렸다. 경미한 처분이라는 것이 심의위 측 설명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과연 공정한 결정이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심의위는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국회의원 신분으로 주식을 투자하거나 배우자 명의를 이용해 과거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될 수 있게 보도한 것이 선거가 임박한 시기 유권자를 오도한다'고 결정 사유를 명시했다.하지만 앞선 뉴데일리 단독 보도에서도 언급했듯, 조 후보는 배우자 명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산 신고에 주식 3억1137만 원어치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최근 가장 뜨거운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도 목록에 있었다. 조 후보 본인이 신고한 것이다.그런데 조국혁신당은 조 후보가 당대표였던 2024년 4월 총선 직후 당선인 워크숍에서 '조국 십계명'이라는 이름으로 선언문을 발표했다. 십계명에는 '회기 중 국회의원 신규 주식 투자를 금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조 후보는 이후 2024년 12월 12일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러다 그는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특사 명단에 포함돼 특별사면됐다. 배우자인 정경심 씨도 같은 날 특별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이후 엿새 만인 8월 21일 조 후보는 조국혁신당에 복귀하면서 당 싱크탱크인 혁신정책연구원장 자리를 맡았다. 이후 조국혁신당은 즉각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꾸렸다. 조국혁신당은 전당대회 직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으며 지난해 9월 14일 조국혁신당이 발표한 비상대책위원장은 조 후보였다. 그만큼 조 후보는 자당 국회의원보다 더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같은 해 11월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예상대로 조 후보는 98.6%의 찬성표로 대표가 됐다. 출소 후 한 달 만에 비상대책위원장을, 전당대회 이후에는 당대표 신분이 됐다.상황이 이러한데 심의위는 기사에 조 후보 배우자의 정확한 주식 취득 날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조 후보가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었다는 점, 기사의 뉘앙스가 차명 보도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공정 보도 촉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취재 결과 심의위원회에서 이에 반대하는 위원들도 있었지만 결국 이런 점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 심의위 측 설명이다.문제는 심의위가 주장한 논리는 조국혁신당 반박과 판박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심의위의 관계자는 "예민한 선거 기간이지 않느냐"며 "정당의 이의 신청을 더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언론사가 제출한 의견서보다 정당의 입장을 더 중시함으로써 공정성을 스스로 버렸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언론중재위원회와 달리 심의위는 신청인과 피신청인이 심의에 참석하지 않고 문서만 제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
- ▲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8월 15일 자정쯤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에서 광복절 특사로 출소하며 김선민 당시 대표 권한대행과 인사하는 장면. ⓒ뉴시스
조국혁신당은 뉴데일리 단독 보도 후 1시간여 만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당시 조국혁신당은 "마치 조 후보가 배우자 명의를 빌려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한 것처럼 오인할 수 있게 보도했다"며 "조국 후보는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이던 2024년 4월경 당 워크숍을 통해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은 국회 회기 중 신규 주식을 취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어 "해당 보도는 이와 전혀 무관한 조 후보 배우자의 삼성전자, 하이닉스 주식 보유를 문제 삼아 과거의 조국 당선자 때 발언과 상충되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조국혁신당과 심의위가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국회의원 후보의 배우자'가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에 민감한 재산 상황을 신고하는 것은 후보와 배우자가 '경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의 알 권리와 후보의 일탈을 차단하는 차원에서 법으로 재산 현황 공개를 명하고 있는 것이다.주식 취득 시점에 대한 의문도 간단하다. 조 후보와 배우자가 모두 지난해 8월 15일 석방됐다. 수감돼 있는 동안 주식 투자를 할 수 없었을 테니 당연히 석방 이후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 가능하다.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 후보가 존재 자체로 조국혁신당에 미치는 영향력이다. 조국혁신당은 당명에 조 후보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정당이다. 조 후보의 영향력은 전당대회 당대표 득표율(98.6%)에도 이미 잘 드러나 있다.조 후보가 석방되던 날 서울 남부교도소 앞에는 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모여들었다. 당대표 권한대행과 원내대표가 모두 참석했고 당직자들이 꽃다발을 건넸다.조 후보가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라서 조국 십계명 중 하나인 '국회의원 주식 투자 금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심의위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지 않나 자문해 봐야 한다.뉴데일리 단독 보도 당일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SBS 라디오 '편상욱의 뉴스직격'에 출연해 "공직자윤리법상 재산 신고를 하면 배우자는 당연히 같이 신고하게 되는 '경제공동체'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정 씨의 주식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국회의원 주식 투자하지 마라고 해서 '배우자는 빼고'라고 해석하는 것은 사실 국민 눈높이에서 납득 가능한 설명은 아니고 모양 빠지는 얘기"라고 지적했다.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조국 대표의 별명이 '조로남불'"이라며 "(당대표로서) 국회의원 주식을 금지했으면 본인을 포함해 가족, 특히 배우자까지는 적어도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김 사무총장은 또 "이걸 해명한다고 하는 얘기가 '배우자 것' '내가 관여한 바 없다' '국회의원 시절에 있었던 게 아니고 당 대표 때 있었다' 이런 식으로 해명하는데 속된 얘기로 해명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조국혁신당과 심의위는 조 후보가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법률적 지위의 변화가 아니다. 당명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정당의 창당자이자 대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온 정치인이 스스로 만든 원칙을 얼마나 일관되게 지켰느냐다.더욱이 후보자 배우자의 재산 공개 제도는 후보와 배우자를 경제 공동체로 보기 때문에 존재한다. 장혜영 전 의원이 지적했듯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주식의 명의가 누구냐가 아니라 그 재산이 후보자의 공적 약속과 충돌하는지 여부다.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이 말한 '조로남불'도 같은 맥락의 비판이다.그런데 심의위는 이러한 검증 보도 자체가 유권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선거 보도가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제재 대상이 된다면 선거 보도 심의의 목적은 무엇인가. 언론의 역할은 후보자와 정당이 반기지 않을 사안까지도 사실에 근거해 검증하고 공론의 장에 올리는 데 있다.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언론보다 그 질문을 막으려는 권력이 더 경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심의위는 이번 결정이 공정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공정성은 검증을 줄이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정보와 비판, 반론이 자유롭게 제시될 때 유권자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심의위가 '공정 보도 촉구'라는 이름으로 검증 보도를 위축시키는 선례를 남겼다면 그 결정 역시 공정성의 기준 위에서 다시 검증받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