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상임고문도 거절… 휴식기 갖고 '별의 순간' 윤석열과 화려한 복귀 하나
  •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종현 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종현 기자
    4·7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직을 내려놓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아직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김 전 비대위원장이 언제든 다시 당으로 돌아올 여지를 남기면서 내년 대선에서 '킹메이커'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물러난다" 김종인, 탈당계 제출 안 해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아직 국민의힘 당적을 유지한 상태다. 전날 "제 소임을 다하고 물러난다"며 지난해 21대 총선 참패 후 비대위원장을 맡은 지 10개월여 만에 직을 내려놓았지만, 아직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정치와 거리를 둘 전망이다. 다만 스스로 "자연인으로 돌아간다"고 공언했음에도 탈당 등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으면서 언제든 국민의힘에 복귀해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당 일각에서는 서울·부산시장선거 압승을 기점으로 내년 대선에서 대권주자 만들기에 힘써주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고, 그 결과가 이번 선거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며 "몇몇 의원들이 대선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만나느냐' 물음에 "마음대로 활동" 여지

    김 전 위원장이 복귀한다면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돌아오는 그림이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붙잡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8일 퇴임 의사를 밝힌 후 '자연인이 되면 윤 전 총장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연인으로는 내가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전 위원장에게 당 상임고문을 요청했지만 김 전 위원장은 거절했다. 주호영 대표권한대행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어제(8일) 당 상임고문으로 모시겠다고 했지만, 김 전 비대위원장이 사양했다"면서 "저희가 '그렇게 모시겠다'고 하고 박수를 쳤다. (다만 본인 의사를 확인하는) 정식 절차는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정진석·윤영석 등 당권 레이스 시작

    국민의힘은 이와 별도로 주 대표권한대행 체제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 중이다. 새 지도부는 문재인정부 실정의 반사이익으로 얻은 지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전략을 세우는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는 5월 말쯤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며, 주 권한대행을 비롯해 정진석·조경태·홍문표·윤영석 의원 등이 당권 주자로 꼽힌다. 당 밖에서는 김무성·나경원 전 의원의 도전설도 흘러나온다.

    주 대표권한대행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 후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 시기가 언제냐는 질문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다음주 초 전대위 첫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