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FTSE·미국 S&P·DJIA서 중국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들, 줄줄이 지수 종목서 퇴출
  • ▲ 지난 5월 22일 SMIC의 상하이 증시 상장 당시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5월 22일 SMIC의 상하이 증시 상장 당시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과 영국 증권업계가 중국 국영기업들을 지수(指數) 종목에서 퇴출하고 있다. 증시 등락추세를 파악하는 표본이 되는 지수 종목에서 퇴출되면, 해당 기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폭 줄어든다. 더불어 신용도 또한 낮아져 자본조달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스닥 앞서 미국 다우지수·영국 FTSE, 지수 종목서 중국기업 퇴출

    “나스닥(NASDAQ)이 미국 정부의 규제에 따라 오는 12월 2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중국 건설·제조업체 4곳을 지수 종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SMIC(중심국제집성전로제조·중국 국영반도체 기업. 위탁생산 중심)와 중국교통건설, 중국철건, 중국중차가 나스닥 지수에서 제외될 종목”이라며 “해당 종목은 지수 종목에서만 빠질 뿐 거래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통신은 “나스닥의 이번 조치는 지난 11월 백악관이 내놓은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1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1년 1월 21일을 기해 미국인과 미국기업이 중국 인민해방군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중국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미국인과 기업이 이미 갖고 있는 중국 기업 주식도 2021년 11월까지 모두 처분하도록 규정했다. 이어 미국 재무부는 주식 매입금지 기업 31곳을 공개했다. 12월에는 4곳의 중국기업을 추가로 공개했다.

    통신은 “나스닥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미국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가 CCTV 제조업체로 유명한 ‘하이크 비전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비롯해 중국기업 10곳을 지수 종목에서 퇴출했고, 지난 4일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증시(FTSE)가 글로벌 지수에서 중국기업 8곳을 지수 종목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S&P DJIA는 퇴출 대상 기업들의 상하이 상장 주식(A주식), 홍콩 상장 주식(H주식), 미국주식예탁증서(ADRs)를 모두 지수 종목에서 빼기로 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측에 국제 지수 종목에서 중국 기업을 퇴출할 것인지 문의한 결과 ‘조만간 관련 변경 사항을 공지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외국기업책임법’ 발효되면 중국기업 해외자본조달 길 막힐 듯

    중국 인민해방군과 공산당 관련 기업을 퇴출하는 미국의 처방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 미국 하원은 ‘외국기업책임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외국 정부와 관련이 없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토록 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미국회계감독위원회 감사를 3년 연속 받지 않은 기업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회계감독위원회의 감사를 받지 않은 곳은 224곳으로 이중 213곳이 중국과 홍콩 기업”이라며 해당 법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 법안에다 중국 인민해방군 관련기업 주식 거래 금지 행정명령까지 더해져 향후 중국기업들의 해외시장 자본조달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중국 측은 미국의 조치를 강력히 비난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미국은 외국기업을 탄압하기 위해 국가권력과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미국의 행동은 시장 경쟁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이후로 별다른 대응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