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바레인·수단에 이어 올해만 아랍국가와 4번째 수교… 이란 고립 가속
  • ▲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이스라엘·UAE·바레인 정상과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에 서명 후 협정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이스라엘·UAE·바레인 정상과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에 서명 후 협정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고립시키고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중동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美 백악관은 이스라엘과 모로코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아랍에미리트·바레인과 외교 정상화 협정을 맺은 이스라엘은 3개월만에 또 다른 이슬람 국가와 외교관계를 맺음으로써 안보위협을 상당부분 덜게 됐다.

    이날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이 모로코와 이스라엘 간 외교관계를 재개하고 지역안정을 위해 모로코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협정을 자찬하며 "오늘 또 하나의 역사적인 돌파구! 우리의 두 위대한 친구인 이스라엘과 모로코가 완전한 외교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美, 모로코에 서사하라 영유권 인정 

    미국은 양국 관계 정상화의 대가로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주권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이 지역은 1970년대에 스페인이 떠난 뒤 모로코가 병합했지만, 알제리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폴리사리오 전선'의 유혈 게릴라전이 잦았던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로코는 1777년에 미국을 승인했다. 따라서 우리도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주권을 승인하는 게 타당하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모로코는 이미 2018년부터 이란과 단교한 상태였다. 당시 부리타 모로코 외무장관은 이란과 결탁한 헤즈볼라가 폴리사리오 전선에 지대공 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이란과 관계를 단절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모로코와 이스라엘이 곧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쭉 있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보좌관이 주도했다. 쿠슈너 수석보좌관은 "서사하라 분쟁은 대담한 조치로 다뤄야 할 필요가 있는 시대착오적인 분쟁"이라며 "이번 합의는 모로코와 이스라엘이 경제적 유대관계를 깊게 맺고 양국 국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서 동시에 이스라엘의 안보를 더욱 강화한다"고 말했다. 

    모로코 라바트궁 "직항로 개설, 연락사무소 재개 약속"

    모로코 라바트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왕께서는 모로코 출신 유대인들과 모로코를 오가는 이스라엘 관광객들을 위해 직항로를 개설할 것이며, 2002년에 폐쇄한 연락사무소를 다시 열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타임스 등 이스라엘 언론은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합의를 크게 반기고 있다. 이스라엘타임스는 "미국이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지배권을 인정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4번째 이스라엘-아랍 관계 정상화 협정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한 행사에서 "이 합의는 매우 따뜻한 평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하누카(유대교 명절)가 시작되는 지금 중동에서 오늘처럼 평화의 빛이 밝게 빛나는 적이 없었다"며 "모하메드 6세가 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네타냐후 총리 "오늘처럼 평화의 빛이 밝게 빛난 적 없다"

    이스라엘은 지난 9월 아랍에미리트 및 바레인과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10월에는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아프리카 수단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지난 1979년 이집트, 1994년 요르단에 이어 올해에만 총 4개 아랍국가와 외교관계를 맺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