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대북정책부대표 “중국 대놓고 대북제재 위반…북한 핵개발 관계자들 중국 체류 중”
  • ▲ 지난 2월 한국 입국 당시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월 한국 입국 당시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국무부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최고 500만 달러(한화 54억9000만원)의 포상금을 걸고 공개한 ‘대북제재 위반신고’ 사이트가 중국을 겨냥한 것임이 드러났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은 이날 “중국이 대놓고, 의도적으로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알렉스 웡 “중국, 지난 2년 동안 제재위반 정보 788건 받고도 무시”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는 1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웹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에게 핵무기 포기를 설득하기 위한 유엔 대북제재를 중국이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년 동안 중국 측에 788건의 대북제재 위반 정보를 전달했지만 단 한 번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웡 부대표는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측은 유엔 제재에 따라 수출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 등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는 선박 정보를 555건 제공했다. 이 중에서 400건은 북한 국적선이었다. 나머지 155건은 중국 국기를 단 바지선이 북한 영해로 들어가 북한산 석탄을 싣고 돌아간 경우다. 하지만 중국은 관련 정보를 받은 뒤 단 한 번도 제재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웡 부대표는 비판했다.

    웡 부대표는 “(유엔 제재를 위반한) 이 배들은 한밤중에 도둑처럼 중국에 입항한 게 아니라 정문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신분을 밝히며 들어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2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데려와 일을 시키고 있으며,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 금융제재 회피와 관련된 북한 대표단 수십 명의 중국 체류를 허용했다고 폭로했다. 웡 부대표는 “중국은 2006년, 2009년, 2013년, 2016년, 2017년 자신들이 찬성표를 던졌던 유엔 대북제재를 대놓고, 노골적으로 무력화하려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포상금 500만 달러 대북제재 위반신고, 중국 겨냥한 것

    그러면서 최고 포상금 500만 달러를 내건 대북제재 위반신고 사이트(dprkrewards.com)가 중국을 겨냥한 것임을 웡 부대표는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미국은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개인과 기업에 대해서 계속 제재를 가할 것이며, 여기에는 중국 관할권에 있는 개인과 기업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웡 부대표의 말은 국무부의 입장으로 풀이된다. 실제 같은 날 L.A.에서 열린 국제정세협의회(WAC가 주최 화상대담에서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도 “중국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이 석탄이나 석유를 불법 환적, 제재를 위반한 사례가 매우 많다”며 “중국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정말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이 중국의 악의적 행동에 맞서 단합해야 한다”고 내퍼 부차관보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