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이란 대통령 "시오니스트가 미국의 용병 돼"… 이스라엘은 "전혀 단서 없어" 전면 부인
  • ▲ [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이란 핵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59)가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암살당한 현장 모습. 이란 파르스통신이 제공한 것이다. ⓒ뉴시스
    ▲ [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이란 핵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59)가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암살당한 현장 모습. 이란 파르스통신이 제공한 것이다. ⓒ뉴시스
    이란을 대표하는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의 암살에 대해 이란 정부가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 등 이란 지도부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이스라엘은 자국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가장 먼저 할 일은 가해자와 그것을 지시한 자에 대한 정의로운 처벌"이라고 경고했다. 하메네이는 28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순교에 대해서는 신성한 보상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썼다.

    이란 지도부, 파크리자데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 지목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전 지구적인 오만함이라는 사악한 손은 다시 한 번 시오니스트 정권을 용병(mercenary)으로 이용했고, 그로 인해 피에 물들었다"고 성명을 통해 말했다. 이 성명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용병으로 이번 암살을 주도했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며 보복을 경고했다. 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 역시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번 암살이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상당한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징후'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이스라엘 당국 "전혀 단서 없어"… 의혹 부인

    하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BBC에 따르면, 트자치 하네그비 이스라엘 정착촌부 장관은 "전혀 단서가 없다"고 말했다. 하네그비 장관은 28일(현지시각) "누가 그랬는지 전혀 짐작이 되지 않는다"라며 "내가 알면서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사람으로서 정말로 아무런 단서가 없다"고 한 이스라엘 매체를 통해 밝혔다.

    모센 파크리자데는 '이란 핵개발의 아버지'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란이 파크리자데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의심하는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018년 한 공개 석상에서 "파크리자데를 기억하라"고 콕 집어 그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란 핵과학자 파크리자데가 2018년에도 SPND라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비밀 조직의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파크리자데는 지난 27일(현지시각) 테헤란 동쪽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매복 테러 공격을 받고 숨졌다. 당시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그가 탄 차량 근처에 있던 한 트럭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폭발 직후에 괴한들이 차량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상을 입은 파크리자데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