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중국업체, 군사기밀 빼돌리는 악성코드 심은 후 군에 납품"…군 당국 "긴급조치 중"
  •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우리 군 감시장비에서 중국 쪽 서버로 군사기밀을 넘겨주도록 설계된 악성코드가 발견돼 당국이 긴급조치 중인 사실이 26일 확인됐다.

    군 감시장비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감시장비는 설치 완료됐지만, 실제 운용되지 않아 중국 측으로 넘어간 영상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경 "육군 감시장비 215대서 악성코드 발견"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에 납품될 감시장비 215대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됐다"며 "중국업체가 군사기밀을 몰래 빼돌리는 악성코드를 심은 후 군에 납품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해·강안 경계시스템 취약점 점검 결과' 자료에 따르면,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중국업체가 군사기밀을 몰래 빼돌리는 악성코드를 심은 후 군에 납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악성코드는 백도어(보안 인증 없이 특정인이 시스템에 무단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통해 다른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사이트로도 연결됐다. 

    하 의원은 "(안보사가) 악성코드를 분석한 결과 서버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저장 경로 임의변경에 외부자 서버 침입 쉬워

    이밖에도 △저장 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영상정보를 PC 등 다른 장치에 저장할 수 있는 점 △원격으로 접속 가능하도록 인터넷망이 열려 외부자가 시스템에 쉽게 침입할 수 있는 점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하 의원은 "모두 군사기밀을 통째로 넘겨줄 수 있는 국가 정보보안 기본지침 위반 사례"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모든 네트워크가 내부망으로만 구성돼 군사정보 유출 우려가 희박하다"고 해명한 반면, 안보사는 "인터넷 환경만 갖춰지면 2016년 국방망 해킹 사건처럼 내부망이라도 군사기밀이 충분히 외부에 넘어갈 수 있는 보안위협"이라고 설명했다고 하 의원은 전했다.

    하 의원은 "감시장비가 설치됐지만 현재 운용되고 있지 않아 중국 측으로 넘어간 영상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운용 중인 감시장비가 군사기밀을 통째로 외부에 넘겨주고 있는지 군 감시장비 일체를 긴급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버가 베이징에 있다는 것이지, (군사기밀이) 중국정부로 넘어간 것은 아니다"라며 "서버를 실제 조종하는 것이 누구인지는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고 하 의원은 말했다.

    하 의원은 지난달 7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중국산 짝퉁 국산 폐쇄회로(CC)TV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 "해당 감시장비는 운용 직전 단계에 있었지만, 국정감사 지적을 통해 운용이 유보된 것"이라며 "만약 해당 감시장비들이 가동됐더라면 우리 군사정보가 중국 서버로 유출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美, 이미 화웨이 등 중국 통신기업과 무역금지 조치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국기업들이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무역금지 리스트에 올렸다. 

    이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6월 화웨이와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인 중싱(中興·ZTE)을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기업으로 지정하고 미국기업들이 이들 기업으로부터 통신장비를 구입하는 것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