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강경론자들, 정부안 '전면 수정' 요구검찰개혁 진통에 정청래 지도부도 '진땀'李, 불편한 심기 … "외과수술적 개혁 필요"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검찰개혁안을 둘러싸고 정부·여당의 내부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초가삼간 태우면 안 된다"며 신중론을 주문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은 정부안에 대해 전면 수정을 거듭 요구하는 등 강경론을 꺾지 않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우려에도 정부안을 뒤집으려는 민주당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자 당내 의견 조율에 부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그간 검찰개혁안 관련해 의원총회를 6번 열었고 정부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다만 기술적 부분에 있어서 정부의 재입법안이 당에 오면 원내와 법사위에서 논의한다고 단서 조항이 달린 것이고 그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대표도 물밑에서 면밀하게 해서 잘 해결하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렸다"며 "그 의견 조율 절차를 밟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개혁 정부안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공개석상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함께 강경론의 선두에 선 김용민 법사위 여당 간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정부에서 내놓은 검찰개혁안이 이대로 만약에 시행이 된다고 하면 검찰개혁의 취지를 오히려 훼손시키고 굉장히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과거의 검찰처럼 권한을 남용해서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흔드는 그리고 정치 검찰로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1차 검찰개혁안이 제출된 이후 당내 의견을 수렴해 일부 제도 설계를 조정했다. 중수청의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구조를 단일 수사관 체계로 정리했고 검찰총장 명칭 유지 및 검사 전원 면직 후 재임용 방식 등을 담았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론자들은 이를 두고 기존 검찰의 위상과 권력 구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 다른 논쟁의 핵심은 보완수사권이다. 정부는 직접 수사를 개시하는 검찰의 권한은 제한하면서도 경찰 수사 보완과 공소 유지에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은 필요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검찰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자는 강경론자들은 "보완수사권은 직접수사권인데 이 직접수사권을 주면 지금의 검찰보다 더 강력한 공소청이 탄생할 수 있다"(김용민 의원)며 반발하고 있다.

    조국혁신당도 민주당 일각의 '전면 수정론'에 가세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가진 조국혁신당 창당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재입법 예고한 검찰개혁 수정안에 박수칠 수 없다"고 했다.

    조 대표는 특히 정부안에 담긴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 체계를 두고 "검찰이 법원과 동급임을 과시하기 위해 만들었던 3단계 구조를 공소청에 그대로 이식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대공소청의 '대(大)'자도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정부는 여권의 강경파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등 '외과수술적' 검찰 개혁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국민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X(엑스·옛 트위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면서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소속 박찬운 전 자문위원장의 경우 전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는 의견을 밝힌 뒤 위원장직에서 사임했다. 박 전 위원장은 좌파 성향으로 평가받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이지만 민주당 일각의 검찰개혁 강경론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해왔다.

    박 전 위원장은 사임 이유에 대해 "저는 보완수사 폐지에 반대하고 전건 송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온 사람"이라며 "제가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에 자문을 맡는 것은 추진단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오는 20일 공청회를 열고 정부 검찰개혁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