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감사원 감사 청구", 김종인 "검토→옳지 않다" 오락가락…부산·TK 지역 갈등 양상도
  • ▲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정부가 내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김해 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는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의 의견이 엇갈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김해 신공항 대신 추진되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향후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덕도 신공항' 놓고 김종인-주호영 이견

    당 지도부의 이견은 17일 오전부터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 후 정부의 김해 신공항 백지화 결정과 관련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을 지키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가덕도 신공항 관련해서는 정부 결정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그런 식으로 발표하면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지 않나"라며 "그렇게 되면 지금 부·울·경 쪽에서 얘기하는 가덕도 공항에 대한 나름대로의 강구도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 원내대표가 직전 의원총회에서 한 발언과 결이 달랐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문제(김해 신공항 백지화)에 관해서 당내에서도 의견을 달리하고 있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주요 국책사업의 일관성, 절차를 준수했는지다"라면서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사업 변경이 적절한지 부적절한지 따져보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예고했다.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가덕도 신공항을 놓고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복잡한 셈법이 교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여당이 김해 신공항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 것은 내년 4월 부산시장보궐선거를 노린 정치적 결정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부산시장을 탈환해야 할 국민의힘으로서는 정부의 정치적 노림수를 알면서도 가덕도 신공항을 마냥 반대할 수도 없는 처지다. 

    "가덕도로" "김해 신공항으로"…부산-TK 의원들도 견해차
     
    이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국민의힘 한 부산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부산시당이 주도해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도 관련 논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17일 성명을 내고 "부산시민들이 염원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여당의 의지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구·경북(KT)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국책사업이 갑자기 부산시장보궐선거용으로 뒤바뀐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김해 신공항 확장사업이 유지돼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