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파'에서 분파된 극좌 조직… "트럼프 지지" 평화 시위대에 흉기-주먹 휘두르며 폭력
  • ▲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지지 행진.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지지 행진.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4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리퓨즈 파시즘’이라는 극좌 조직이 행진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공격하면서 시내 곳곳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수만 명이 모인 트럼프 대통령 지지 집회는 시가행진 성격으로 폭력이나 불법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에는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찍은 영상이 속속 올라오는 중이다.

    14일부터 이틀 간 ‘트럼프를 위한 행진’…수만 명 참가

    폭스뉴스·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를 위한 행진’은 ‘미국제일주의를 위한 여성들’이라는 단체가 주관했다. 행진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단체들은 이번 집회를 ‘100만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행진’이라고 불렀다. 

    참가자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합법적인 표를 집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워싱턴 D.C.의 백악관 주변에서 시가행진을 벌였다.

    폭스뉴스는 집회 참가자들이 애리조나·네바다·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 등 다른 지역에서 몰려왔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국립 주차서비스에 따르면, 주변의 주차장 공간을 모두 더해도 1만3000개에 불과하다”며 “취재한 정보를 종합해보면 1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1만 명은 훨씬 넘어 보인다.

    참가자들은 조 바이든 당선인은 진짜 당선인이 아니며,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대선 이후 전자개표기 조작 등을 통한 부정개표가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같았다. 

    USA투데이는 “음모론 같은 주장을 피력하는 자리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현역 정치인들도 여럿 참가했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공화당 하원의원 마이크 켈리, 애리조나주 공화당 하원의원 폴 고자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대테러정책 자문을 맡았던 세바스티앙 고르카 등이 이번 집회에서 연사로 등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케일리 매커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집회에 모인 이들을 ‘침묵하던 다수’라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 ▲ 지난해 8월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시위를 벌일 당시 안티파 조직원의 모습. 후드 달린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 손에 검은 우산, 배낭까지 메고 있으면 거의 확실하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8월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시위를 벌일 당시 안티파 조직원의 모습. 후드 달린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 손에 검은 우산, 배낭까지 메고 있으면 거의 확실하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언론들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시가행진과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저녁이 되자 극좌 조직이 이들을 도발하면서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안티파 폭력 선봉대’, 트럼프 지지자들 폭행

    트럼프 지지자들을 도발한 극좌 조직은 ‘안티파(ANTIFA·반파시즘 행동)’에서 갈라져 나온 ‘리퓨즈 파시즘’이었다. 이들은 2017년 1월 출범한 트럼프 정부를 ‘파쇼 정권’으로 규정하고,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전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좌 조직이다. 지금까지 ‘안티파’의 소행으로 알려진 폭력사태의 상당수가 이들의 선동에 의해서였다는 것이 미국 우익 매체들 주장이다.

    ‘리퓨즈 파시즘’ 지도자는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대한 비폭력을 유지하며 안전한 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조직원들은 달랐다. 

    신문에 따르면, 일부 조직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파 조직 ‘프라우드 보이스’ 회원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지른 불을 끄던 20대 소방관도 이들의 흉기에 찔린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D.C. 경찰은 “양측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며 “이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2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사람 가운데 4명은 총기 관련 혐의를 받는다.

    데일리콜러 등 우파 매체가 찍어 유튜브에 올린 현장 영상을 보면 ‘리퓨즈 파시즘’ 조직원들이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리퓨즈 파시즘’ 조직원들은 14일 밤부터 15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자를 썼거나 티셔츠를 입은 사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을 뒤에서 습격했다. 일부 조직원은 건장한 성인남성을 피해 어린이와 함께 있는 가족,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에게 주먹을 날리는 추태를 보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후 3시 골프장을 다녀오던 길에 지지자 행렬을 만나 손을 흔들며 백악관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