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드론, 극초음속 신무기 美 보다 앞서 개발… 전쟁 양상 지배하겠다" 야심 드러내
  • ▲ [AP/뉴시스] 지난해 4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칭다오 근해 해상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 [AP/뉴시스] 지난해 4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칭다오 근해 해상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이 이달 초 발표한 것으로 알려진 '국방과 군대의 현대화 추진' 보고서와 관련해, 이것이 중국이 전쟁의 양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 등 최첨단기술을 미국 등 주요 강대국보다 먼저 무기에 적용함으로써 군사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구상이란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국방과 군대의 현대화 추진' 보고서는 2025년까지 5년간 중국의 군사개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쉬치량 중국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보고서에서 "(중국은) 전쟁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능동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이런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전략적 접근법을 확장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인민해방군의 혁신을 위한 개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썼다. 

    中군사현대화 보고서 "전쟁을 설계하는 데까지 가야"

    이에 대해 인민해방군 포병대 교관을 지낸 홍콩 군사전문가 송중핑은 "전쟁을 '설계'한다는 것은 중국이 다른 나라가 힘을 쓰지 못하는 분야에서 쓸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겠다는 뜻"이라며 "미래에 군사충돌이 어떻게 벌어질지에 대한 분석이 있을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송중핑은 이어 "과거에 중국은 다른 나라의 작전계획과 그들의 무기에 대한 대응만 하는 수동적인 자세였다"며 "만일 중국이 미래의 전쟁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면, 다른 나라들이 그것에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중핑은 그와 같은 무기 중 하나로 "여러 형태의 군대가 활용할 수 있는 드론 무기"를 들었다. 

    SCMP "中 최첨단 군사기술서 미국 우위 서겠단 것"

    SCMP는 이 같은 계획이 "중대한 전략 변화"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말콤 데이비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 수석 애널리스트의 견해를 인용해 "쉬치량 부주석의 제안은 중국이 군사충돌의 형태를 재조정함으로써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이라며 "AI·자동화시스템·극초음속·우주전쟁 등 신기술 분야에서 미국보다 앞서가겠다는 것"이라고 SCMP에 밝혔다.

    마이클 라스카 싱가포르 난양공대 조교수는 "중국이 기술력 성장에 따라 전보다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라며 "미래의 군사충돌에 대한 자체 평가를 바탕으로 작전계획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8월 미국 의회조사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보다 기술력에서 한참 뒤떨어졌던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보고서는 "중국은 첨단군사기술에서 미국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며 특히 "인공지능·양자컴퓨팅 기술"을 최고로 꼽았다. 

    "중국 전략변화는 인도·태평양 국가와 대결 자처하는 꼴"

    다만, 중국의 군사기술을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으며 중국의 전략변화가 오히려 대결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말콤 데이비스 애널리스트는 "그와 같이 변화된 양상에서 중국의 선제공격이 있을 경우,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그 효과를 무력화하기 위한 대응조치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며 "오히려 이들 국가들이 이제 '전쟁 전 기간'(pre-war period)을 준비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경고했다. 

    데이비스 애널리스트는 이어 "인민해방군의 기술이 아직 뒤처진 상황"이라며 "중국이 전쟁에 대한 접근법을 바꾸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