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9일 트위터로 에스퍼 경질… 조지 플로이드 사망 폭동에 군병력 투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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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적으로 경질당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닷새 전 군사전문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미 경질을 예상하고 “트럼프와 싸울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 ▲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우한코로나 관련 발표를 하는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스퍼 “자발적으로 장관 그만둘 생각 없다… 트럼프와 싸움, 감수할 것”
에스퍼 국방장관은 지난 4일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타임스와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그가 경질된 9일에야 보도됐다.에스퍼 장관은 인터뷰에서 세간에서는 자신을 ‘예스퍼(Yesper)’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예스맨’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백악관 각료회의 당시 “흠…. 여기 모인 장관 18명 중 자신의 뜻을 가장 잘 관철시킬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자신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억지를 막은 사람은 없다는 뜻이었다.
에스퍼 장관은 그러면서 “백악관에서의 긴장에도 자발적으로 장관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며 “결국 내가 말했듯 (트럼프 대통령과) 싸움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무엇에든 대항해 싸울 수 있고, 큰 싸움을 할 수도 있다. 그건 감수할 수 있다”며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그는 자신의 경질도 직감했다. 그는 “하지만 누군가 내 후임으로 올 것이다. 그야말로 진짜 ‘예스맨’일 것”이라며 “그 뒤에는 신이 우리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를 통해 에스퍼 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을 임명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을 해임했다. 나는 그의 봉사에 감사하고 싶다”며 “이제부터는 매우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밀러 국가대테러센터(NCTC) 센터장이 국방부장관대행을 맡을 것이다. 효력은 즉시 발생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밀러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낸 측근이다.
트럼프, 트위터로 해임… 다음은 CIA 국장과 FBI 국장 해임설
에스퍼 장관 해임설이 나온 것은 대선 전부터다. 해임 이유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오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지난 6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폭동 대응 문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은 물론 현역 군병력까지 폭동 진압에 투입하려 했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이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현역 병력은 투입되지 않았다.
에스퍼는 또한 과거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군 기지의 명칭을 변경하라는 시위대와 민주당의 요구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럴 일 없다”고 거절했음에도 “개칭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런 일이 거듭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체면을 구겼다.
한편 에스퍼 장관이 경질되자 미국 언론은 “다음 차례는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나 헤스펠 CIA 국장은 소위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내용을 담은 기밀문건의 공개를 강력히 반대했다.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조 바이든 당선인의 차남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 관련 의혹 수사를 미루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투표사기’와 관련, 의회에서 “확실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말해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