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틱톡 지분 놓고 격돌…중국 글로벌타임스 "미국, 틱톡 강탈…굴복 말아야"
  • ▲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동영상 공유앱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베이징 본사 앞. ⓒ뉴시스
    ▲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동영상 공유앱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베이징 본사 앞. ⓒ뉴시스
    '틱톡 글로벌'의 지분 구성을 두고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월마트가 치열한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 글로벌을 미국 기업이 갖지 못하고 바이트댄스가 그대로 지배할 경우 거래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틱톡 글로벌은 바이트댄스가 오라클·월마트 등과 함께 미국에 새로 세울 기업 이름이다.

    트럼프 "오라클·월마트가 완전한 지배권 가져야… 그렇지 않으면 거래 불가"

    2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계속 지배할 경우 나는 이 거래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이트댄스는 틱톡과 더 이상 관계가 없게 될 것이며 만일 관계를 유지한다면 그들은 협상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라클과 월마트를 언급하며 "그 기업들이 틱톡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라클과 월마트가 틱톡을 지배할 것이다. 만일 두 기업이 완전한 지배권을 갖지 못하게 되면, 나는 거래를 승인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글로벌의 주식 공모가 진행되면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옅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축복'이라고 표현하며 "거래를 원칙적으로 지지한다(approve in concept)"고 밝힌 바 있다.

    미·중, 서로 과반 주주 되려고 '격돌'

    틱톡 글로벌 설립의 당사자인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월마트는 지분 배분을 놓고 격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트댄스는 21일(현지시각)까지 자사가 틱톡 글로벌 지분 80%를 보유하고, 오라클이 12.5%, 월마트가 7.5%를 보유한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오라클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틱톡 글로벌이 설립되면 미국인이 대주주가 될 것이며, 바이트댄스는 지배권이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라클은 이 입장문과 관련한 미국 언론의 추가 취재에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는 '텍사스주에 50억 달러 규모의 교육펀드를 출연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내가 요청한 것"이라며 거래 조건 중 하나로 이 같은 펀드 출연을 언급했다. 바이트댄스는 20일(현지시각) 입장문을 통해 "50억 달러 교육펀드는 보도를 통해 처음 들은 것"이라며 "자사는 교육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틱톡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후시진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 당국에 거래를 승인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후 편집장은 "이번 거래는 중국의 안보, 국익, 위엄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언론 "미국이 틱톡 강탈하려 해… 굴복 말아야"

    글로벌타임스는 21일에도 <틱톡을 강탈하려는 미국에 '안 돼'라고 말하라>는 사설에서 "미국은 패권적 방식으로 자국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굴복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사설은 "미국은 국력을 총동원해 바이트댄스를 억압·협박해 협정에 서명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불평등 협정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설은 이어 "미국은 큰 시장이다. 만일 틱톡이 미국의 통제에 들어가는 식으로 개편되면 앞으로 성공한 중국 기업은 모두 미국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결국 술수와 강요를 통해 미국 기업으로 변질돼 미국만 이익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그러면서 "미국은 사이버 안보를 가장해 기술패권 우위를 꾀하려 한다"며 "미국을 모방할 나라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미국이 낳은 선례는 미국 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