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제재 1주일 연기 발표하며 "틱톡 글로벌, 텍사스서 2만5000명 고용… 50억달러 교육 펀드도" 압박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틱톡과 오라클·월마트 간 거래를 축복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오라클·월마트 거래를 축복한다"고 밝힘에 따라 틱톡이 미국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틱톡은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오라클·월마트에게 지분 일부를 양도하면서 새 회사를 세우고, 각 회사 간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 회사에 대한 지배권을 실제 어느 쪽이 가지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오라클·월마트가 틱톡 완전히 통제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틱톡-오라클·월마트) 거래를 축복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멋진 일이다. 완료되지 않아도 괜찮지만 미국을 위해 멋진 거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거래를 지지한다(approve in concept)"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틱톡은 더 이상 중국과 아무 관계가 없게 될 것이다. 완전히 안전해질 것이며, 그것이 거래의 요건"이라며 "보안은 100% 완벽할 것이다. 틱톡은 새로운 클라우드를 사용할 것이며, 아주 강력한 보안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틱톡은 이제 오라클과 월마트, 이 두 개의 멋진 미국 기업이 모든 통제권을 갖게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글로벌'이 텍사스에 본사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새로운 이 회사는 텍사스주에서 2만5000명을 고용할 것"이라며 "회사는 아주 큰 규모의 펀드를 꾸릴 것이다. 나는 그런 식의 기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틱톡이 50억 달러(5조 8175억원)를 출연해 텍사스주에 교육 펀드를 만들 것이다. 그 기부는 내가 요청한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미국 상무부는 틱톡과 위챗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어플리케이션을 새로 다운로드하거나 기존 앱을 업데이트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기존 사용자들이 계속 이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이날 제재 발표가 틱톡의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틱톡은 이날 자정쯤 소송을 내며 상무부 발표에 반발했지만,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축복' 발언 이후 틱톡 제한 조치를 일주일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틱톡 글로벌' 실제로 미국기업이 지배? 

    '틱톡 글로벌'이란 이름의 새 회사 지분구조에 대해선 확실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뉴욕타임스는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오라클과 월마트 등 미국인 투자자와 기업이 갖게 될 지분율이 53%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바에 따르면, 오라클은 12.5%를, 월마트는 7.5%의 '틱톡 글로벌' 지분을 갖게 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만 보면 '틱톡 글로벌'의 대주주는 여전히 바이트댄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지만 바이트댄스 지분 40%를 미국인이 가지고 있어, 결국 새 회사의 지분 과반을 미국인이 갖게 되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즉 '틱톡 글로벌'의 지분 20%를 오라클과 월마트가 갖고, 바이트댄스 지분 40%를 가진 미국 측이 틱톡 글로벌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 사실상 미국 측이 '틱톡 글로벌'을 갖게 된다는 것이 신문의 해석이다. 

    미국 상무부가 틱톡 제재를 1주일 연기한 것은 바이트댄스와 중국을 압박해 '틱톡 글로벌'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 지분을 받아내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림수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사회 구성은 전원 미국 시민권자로 채워질 것이며, 미국 정부 측 인사가 이끄는 보안위원회가 신설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과반 지분을 얻는 게 어려울 경우 이사회를 통해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미국 측과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일정 부분 미국 측의 영향력을 인정하겠다는 중국 측이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말로 보여진다.

    미 재무부와 중국의 공식 승인 거쳐야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월마트 간 거래는 미국 재무부 산하 '대미 외국인투자위원회'의 승인과 중국 당국의 승인을 모두 거쳐야 한다. 미국 측의 지분이 50%를 넘어설 경우 중국 당국이 거래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20일 "중국은 이 거래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외부인이 된 적이 없었다"며 "미국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얻지 못할 것"이라는 외부 필자 칼럼을 통해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