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켜져 있는데… 야당 의원 겨냥 "어이없네, 죄 없는 사람 여럿 잡겠다" 발언 생중계
  •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잇따르는 실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박성원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잇따르는 실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박성원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의 '황제휴가'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에게 "어이가 없다"고 발언하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추 장관의 태도에 눈총이 쏟아졌다. 추 장관의 계속된 '고압적 자세'가 야당에 정쟁의 빌미를 준다는 것이다. 

    "야당 자극하는 자세, 좋지 않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의 한 의원은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추 장관이 이슈가 묻힐 만하면 자꾸 야당에 빌미를 줘 여론을 흔든다"며 "공수처 출범이 한시가 급한데 (추 장관) 자녀 문제로 한 달이 흐른 상황에서 추 장관이 야당 의원들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자세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추 장관이 이런 사소한 행동으로 빌미를 주면 이를 감싸고 야당을 달래야 하는 것은 모두 우리 당 의원들"이라며 "5선 의원 시절과 당대표 시절을 잊고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장관으로만 충실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추 장관은 전날 국회 법사위 회의에 참석했다 잠시 정회가 선언된 사이 함께 회의에 참석했던 서욱 국방부장관이 "많이 불편하시죠"라고 인사하자 누군가를 지목해 "어이가 없다.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기를 정말 잘했다. 죄 없는 사람 여럿 잡을 것 같다"고 답했다. 

    추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추 장관의 발언은 자신의 아들을 향한 의혹을 제기해온 야당 법사위 간사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의원은 추 장관의 발언 직전 질의자였다. 

    속개된 회의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질의한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마이크가 겨진 상태에서 저렇게 말하는 것이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질타했다. 

    추 장관은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도 "사과한 것을 너그럽게 이해해달라"며 야당의 이해를 구했다.

    野 "추미애 발언 의도적… 국방부장관은 권력실세 심기 관리"

    문제는 추 장관의 실언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추 장관은 지난 7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소설을 쓰시네"라고 대응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이날 "(논란이) 가라앉을 만하면 한 번씩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며 "말씀은 안 하시지만 당대표께서도 다 보고받고 계시다. (이낙연 대표가) 스트레스 받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추 장관과 서욱 국방부장관의 태도를 싸잡아 비판하고 나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50만 군을 통솔해야 하는 국방부장관은 권력실세 심기관리보다 청년장병 불공정 해소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추 장관의 발언이 실수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쯤 되면 대놓고 모욕을 주고 있나 의심스럽다"며 "국회의장께서 경고조치를 해주시기 바란다. 계속 수수방관하니 국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