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북한 퍼주기… 탈북민들 “남조선의 조공, 김정은 체제 강화만 도울 뿐”
  • ▲ 황해북도 수해지역.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황해북도 수해지역.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성공단 기업들이 북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신청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탈북민사회는 “대북지원이 김정은의 업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성공단 비대위 “가족 같은 북한 근로자들 돕고 싶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정기섭, 이하 개성공단비대위)가 지난 12일 “수재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 이재민들, 우한코로나 차단을 위해 봉쇄된 개성시 북한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식량과 방역용품 등의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고 프레시안이 전했다.

    “10여 년 넘게 함께 일해왔던 북한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이 고통을 겪을 생각을 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며 “비록 공단이 5년 가까이 닫혀 여력이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가족 같은 우리 근로자(북한 근로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지원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재난을 극복하고 나아가 개성공단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개성공단비대위는 밝혔다.

    개성공단비대위 측은 “북측 정부는 작지만 소중한 우리 마음을 인도적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수용해 주기를 바라며,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은 이해하나 민간 접촉이 봉쇄된 상황을 고려해 우리 뜻이 결실을 이룰 수 있도록 북한 측과 협의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신청 들어오면 검토” 탈북민들 “김정은 체제 강화해줄 것”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개성공단비대위가 대북지원을 신청하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의 수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도적 차원의 지원으로 이해한다”며 “아직은 개성공단비대위 측으로부터 관련 계획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비대위와 통일부의 견해에 탈북민들은 “대북지원해봤자 김정은에게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식량과 물자가 개성시민과 북한 근로자에게 갈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전달되는 과정과 지원하게 된 배경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에 들어가는 모든 물자는 김정은에게 보고된다”며 “이것이 다시 북한 주민들에게 배분될 때 ‘김정은의 영도력 덕분’이라고 당국은 선전한다”고 김 대표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보내는 물자라는 것을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김정은이 주민들의 민심을 얻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북한 체제만 공고히 해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 등에서 인도적으로 지원한 물품을 주민들에게 배분할 때 “김정은의 뛰어난 외교술 덕분에 다른 나라에서 바친 물자”라고 선전하는 북한인데, 한국이 대북지원을 하면 “지금 장군님(김정은)께서 남조선 당국을 쥐락펴락 하는 덕분에 남측이 조공을 보낸 것”이라고 선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