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혁명을 수행하라!” 등 마오 어록으로 경찰 단속 피하며 민주파 응원
  • ▲ 지난해 10월 1일 홍콩 레넌벽 주변 바닥에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사진으로 도배를 하는 민주파 시위자.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10월 1일 홍콩 레넌벽 주변 바닥에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사진으로 도배를 하는 민주파 시위자.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안법 시행 이후 살벌해진 홍콩에서 민주파를 지지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재치 있는 저항이 시작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혁명은 죄가 아니다, 정당한 체제 전복이다!”


    통신에 따르면, 최근 홍콩의 작은 가게 안팎에는 “혁명은 죄가 아니다” “정당한 체제 전복이다” “끝까지 혁명을 수행하라”는 등의 구호가 마오쩌둥 시대 공산당 포스터와 함께 붙어 있다. 얼핏 보면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의적인 뜻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마오쩌둥의 어록과 공산당 포스터가 붙은 곳은 ‘노란경제’에 동참하는 홍콩 시내 수천 개의 식당과 영세 상인들의 가게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노란경제’란 지난해 중국 압송법 반대 시위를 지지한 식당과 가게와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 압송법 반대 시위 당시 ‘노란경제’에 동참한 가게들은 노란색 포스트잇, 인형, 모금함을 비치해 중국 공산당과 그들의 지시를 받는 홍콩 행정당국에 반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노란색은 2014년 7월 홍콩 우산시위를 상징하는 색이 노란색이라는 데 착안했다.

    하지만 지난 7월 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홍콩 경찰은 식당과 영세 상인들의 가게에 들이닥쳐 “당국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포스트잇이나 홍콩 민주파를 상징하는 노란색 물품은 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그러자 홍콩 식당과 영세 상인들은 고심했다. 홍콩 경찰은 백지를 들고 시위하는 사람도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가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노란 경제’ 상인들은 고심 끝에 마오쩌둥의 혁명 어록과 포스터를 내다 거는 식으로 반항하기 시작했다.

    홍콩 민주파 지지 상인들, 마오쩌둥 어록으로 중국 공산당 비판


    홍콩 정치평론가 소니 로 씨는 이를 “정치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정확하고 냉소적인 구호를 사용해 홍콩 당국에 계속 저항하는 것”이라며 “노란 경제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전략이 보다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어지려 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본토에서 마오쩌둥은 절대 건들 수 없는 성역이다. 시진핑조차도 마오쩌둥을 함부로 거론할 수 없다. 따라서 홍콩 경찰이 마오쩌둥의 혁명 어록과 포스터를 문제 삼는 것은 곧 홍콩 행정당국과 중국 공산당을 문제 삼는 것이 된다.

    반면 홍콩 시민들에게 마오쩌둥은 그저 자기나라 국민 6000만 명을 살해한 독재자에 불과하다. 한국 사회에서의 ‘정은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