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비 CCTV 대수, 상위 20개 도시 중 18곳이 중국… '안면인식기술'로 시민 통제 우려
  • ▲ [베이징=AP/뉴시스] 세계에서 가장 감시가 심한 20개 도시 가운데 18곳이 중국 도시이며, 전 세계에서 작동되고 있는 감시 카메라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시내 한 사거리에 설치된 CCTV 카메라와 오성홍기.ⓒ뉴시스
    ▲ [베이징=AP/뉴시스] 세계에서 가장 감시가 심한 20개 도시 가운데 18곳이 중국 도시이며, 전 세계에서 작동되고 있는 감시 카메라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시내 한 사거리에 설치된 CCTV 카메라와 오성홍기.ⓒ뉴시스
    중국이 CCTV(폐쇄회로TV)를 통한 감시의 정도가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안면인식기술을 적용한 CCTV가 중국에서 급속히 늘어나, 반체제 인사나 소수민족을 가려내기 위한 인권침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현지시각) 영국 IT 컨설팅업체인 '컴패리테크(Comparitech)'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CCTV 설치율 도시별 비교… 20위권에 중국 도시 18곳 포함"

    컴패리테크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발표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수 대비 감시카메라(CCTV)가 가장 많은 상위 20개 도시 중 18곳이 중국 도시였다. 20위권에서 중국 이외의 국가 도시로는 영국 런던(2위)과 인도 하이데라바드(16위)뿐이다. 

    1위와 2위에 오른 도시는 중국 타이위안(太原)과 우시(無錫)로, 인구 1000명당 각각 119.57대와 92.14대가 설치됐다. 대략 인구 10명당 1대 꼴이다. 중국 수도 베이징은 5위로, 2046만명 인구에 CCTV 115만 대가 깔렸다. 1000명당 56대 수준으로, 20명당 1개 꼴이다. 12위에 오른 상하이는 인구 2705만명에 CCTV는 100만대가 설치됐다.

    컴패리테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설치된 CCTV 규모는 4억1580만 대 수준으로 전 세계 7억7000만 대의 54%에 해당한다. 중국 인구를 14억명으로 추산했을 때 인구 2명당 1대 꼴로 CCTV가 깔린 셈이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IHS Market'은 중국이 2021년까지 CCTV 5억6700만 대를 설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면인식기술로 반체제인사·소수민족 가려낼 것"

    보고서는 또 중국이 CCTV에 안면인식기술을 급속히 적용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안면인식기술은 대중교통 이용 제한 등 개인의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며 "그래서 안면인식기술이 적용된 CCTV는 대중교통의 요지에 많이 배치된다"고 밝혔다. 

    중국 디지털정책 전문가인 세버린 아르센 홍콩 중문대학교 교수는 "중국은 안면인식 카메라 배치를 늘려 감시능력을 확대 중"이라고 SCMP에 말했다. 아르센 교수는 "이처럼 사람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기술이 탈주범을 잡는 데만 한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체제 인사나 소수민족을 가려내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CCTV 관리책임자가 누구인지 중국에서는 불명확해"

    아르센 교수는 또 "CCTV 관리책임자가 누구인지 명확한 것이 중요한데, 중국 같은 체제에서는 그렇지 않을 경우가 많다"며 "스토킹·협박·증거인멸 등 오·남용 가능성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당초 의도한 것 이상으로 감시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CCTV 설치 대수와 범죄 발생률은 관계가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CCTV 설치를 찬성하는 주장이 내세우는 대표적 논거는 법 집행의 용이성과 범죄 예방 효과"라며 "하지만 CCTV가 많이 설치된 도시일수록 범죄지수가 낮다는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르센 교수는 "CCTV는 절도나 폭행 같은 사소한 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정책에는 도움이 되지만, 탈세나 금융범죄 같은 것은 잡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