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이 록밴드 기타 애드립이냐" "부동산 실패 면피용 카드"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성원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성원 기자
    여권이 국회·청와대·정부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는 '행정수도 완성'을 공식적으로 주장하는 것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2일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는 것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과 2017년 대선후보 시절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취임 2년도 되지 않은 지난해 1월 '경호와 의전'을 이유로 이 공약을 파기해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이에 책임이 있는 여권이 일제히 수도 이전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 관리 위해 수도 이전"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무슨 국정 운영을 록 밴드의 기타리스트가 애드리브 치듯이 하느냐"면서 "부동산대책 실패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내놓은 얘기일 뿐, 어떤 공식 단위에서 공식적인 조사와 연구를 거쳐서 나온 얘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여권의 '수도 이전' 주장은 "급락하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을 떠받치기 위한 응급조치"라면서 "수도권 집값을 잡는 데 정말 행정수도 이전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면 집권 초부터 수미일관하게 추진했어 했다"고 꼬집었다.

    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정부에서 자신 있는 것은 집값 안정이라고 자랑하지 않았던가"라고 물으며 "그동안은 뭐 하고 있다가 인제 와서 당·정·청이 짜기라도 한 듯 일제히 수도 이전을 떠들어대느냐"고 따져 물했다.

    진 전 교수는 "하여튼 이 나라는 대통령 지지율 관리를 위해 수도 이전을 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라며 "더불어민주당 사람들, 새로 프레임 까는 중이다. 오징어 먹물이다. 넘어가지 마라. 그냥 혼자 떠들게 내버려두라"고 당부했다. 

    통합당 "부동산으로 지지율 떨어지니 혹세무민"

    미래통합당도 여권의 수도 이전 강경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2km도 이동 못한다면서 150km는 어떻게 이동한다는 것이냐"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부동산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부동산 헛발질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더이상 쏟아낼 정책 및 추진역량이 부족하니 어떻게 해서든 혹세무민해 표를 얻어보겠다는 선동이냐"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신행정수도특별법'은 2004년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결정을 받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배 대변인은 "개헌이 필요한 국가적 아젠다를 논의와 국민적 동의 없이 던지고 보는 여당의 무책임에 세종시 땅값만 들썩이고, 대전·청주 주민들까지 불안하기만 하다"며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자유시장경제를 교란하고 뒤흔든 이 정책들에 대한 수습부터 해야 하지 않느냐"고 힐책했다.

    여권의 수도 이전 카드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국회·청와대·정부부처 모두가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론화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여당의 수도 이전 주장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실패하자 면피용 카드로 꺼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