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감사 결과 발표 임박… 여권, 조직적인 감사원 흔들기
  • ▲ 최재형 감사원장. ⓒ이종현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 ⓒ이종현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8일 '최재형 감사원장 때리기'에 나선 여권을 향해 "이제 감사원 감사기능까지 마비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관한 엄격한 감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여권에 미운털이 박힌 상태다. 

    "민주당, 국가 시스템 차례로 무너뜨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이 '개혁'을 한답시고 국가의 시스템을 차례차례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피드백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이) 집권해서 그것부터 망가뜨리고 있다"며 "감시와 견제가 있어야 하는데, 검찰의 사정기능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고, 언론은 장악해 괜찮은 기자들은 기레기라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라가 잘못 굴러가도 이제 피드백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권력의 분립이고, 민주주의는 그걸 시스템으로 보장한다. 그런데 그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사람들을 권력에 맹종하는 존재로 만들어버린다"고 꼬집었다.

    "기자는 기자의 역할을 하고, 검사는 검사의 역할을 하고, (감사원은) 감사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제한 진 전 교수는 "그런데 그걸 못하게 막는 거다. 검사는 수사하지 말고, 기자는 보도하지 말고, 감사관은 감사하지 말고 시키는 일만 하라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에 자기들은 진탕 썩어 문드러졌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는 이렇게 만들어진다"며 "문재인이 취임한 2017년 5월10일을 건국절로 지정해야 한다. 그때부터 이 나라의 국체가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감사원장이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느냐'는 등 국정과제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최 감사위원장을 공격했다.

    나흘 뒤인 27일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재형 원장 동서들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재직 중이고, 정부 탈원전정책을 적극적으로 비판한 언론사의 논설주간"이라며 최 원장의 친인척 문제까지 거론했다. 

    "독립성 수호할 적임자"라더니…與, 감사원장 때리기

    여권의 '최재형 때리기'는 '윤석열 때리기'와 닮았다.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여권의 공격에 시달린다. '월성 1호기' 감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여권의 흔들기가 더욱 노골적이다. 

    청와대는 2017년 12월7일 최재형 당시 후보자를 감사원장으로 지명하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면서 헌법상 부여된 회계감사와 직무감찰을 엄정히 수행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미래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윤석열 검찰총장도 한순간에 '배신자'로 만들어버린 민주당"이라며 "탈원전정책을 감사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 초대 감사원장에게조차 '국정과제의 정당성을 부정했다'며 이해할 수 없는 겁박에 나섰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