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명단' 美 인사들 "여름휴가 중국서 보내려 했는데" 조롱… "공산당에 맞서야" 의지까지
  • ▲ [워싱턴=AP/뉴시스] 13일 중국이 제재 대상자 중 한 명으로 발표한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뉴시스
    ▲ [워싱턴=AP/뉴시스] 13일 중국이 제재 대상자 중 한 명으로 발표한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뉴시스
    중국이 신장 자치구 인권탄압과 연루된 자국 관리들을 미국이 제재한 데 대해 맞대응에 나섰다. 해당 조치가 미국의 반중 노선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지만, 미중 양국이 전방위적으로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또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제재 조치를 비난하며 이 같은 보복조치를 언급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행동은 중국 내정에 대한 심각한 간섭이며, 국제관계 기본 규범을 위반했고, 중미관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를 단호히 반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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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은 상황 전개를 지켜보며 추가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화 대변인은 이날 즉시 제재에 착수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 사무엘 브라운백 국제종교자유 대사를 비롯해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가 포함됐다. 모두 자연인 4명과 정부기관 1곳으로,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이 발표한 제재 대상 역시 자연인 4명과 정부기관 1곳이다.

    마코 루비오·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모두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 정치인이다. 사무엘 브라운백 대사는 미 국무부 관료로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는 지난 2000년 미 하원이 설립했으며, 지금까지 중국의 인권과 법치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해 미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하고 있다.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이 위원회에서 공화당 몫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4명의 자연인은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루비오 의원 "중국 공산당은 내가 싫은가?"

    루비오·크루즈 두 상원의원은 중국의 제재조치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각각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다. 13일(현지시각) 루비오 상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이 내가 중국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내가 싫은가?"라는 트윗을 올렸고, 크루즈 상원의원은 "실망이다. 이번 여름휴가는 테헤란을 거쳐 베이징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했는데"라는 트윗을 올렸다. 미국 매체 AP뉴스는 "중국의 제재대상에 오른 미국인 중 중국을 방문하려고 했던 사람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비꼬았다.

    스미스 하원의원은 중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직후 "우리는 자유와 정의에 대한 정당한 요구를 억압하며 갈수록 독재화하는 중국 정부에 대항해 중국 국민들과 계속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하원의원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신장 위구르에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또는 박해)를 범하고 있다며 비난했던 인물이다.

    스미스 의원 "자유와 정의 위해 中에 맞서야" 의지 결연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경제·인권·스파이 활동 등 모든 면에서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이번 제재 조치는 미국의 반중노선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미국은 지난 9일(현지시각)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에 관여한 핵심 중국 관리 4명과 신장 위구르 공안국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제재 대상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당서기인 천취안궈와 주하이룬 신장 정치법률위원회 서기, 왕밍산 자치구 공안국 서기, 후리우준 전 자치구 공안국 서기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들은 미국 비자 발급이 중단됐고 미국내 재산이 동결됐다. 이른바 '핀셋 제재'(targeted sanctions)로 부르는 이 같은 제재조치는, 미국이 자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중국 압박책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