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전략 부재 속 '기본소득' 띄우다 되려 뒷걸음…"무능한 야당으로 전락" 비판 커져
  •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미래통합당의 혁신을 책임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 일주일간 당내 반발에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였다. '기본소득' 띄우기에 나서며 좌파진영 이슈를 선점하는 듯 했으나 돌연 말을 바꿔 혼선을 초래했다. 지난 4·15 총선 참패 후 우여곡절 끝에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이렇다할 미래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핵심전략 없는 '김종인 비대위'…통합당 미래는?

    통합당은 8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3차 회의를 열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가 북한에 대해 아무 대응을 못 하는 것을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대북 관계에서 분명한 태도를 가져 국민 자존심이 상처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대위 회의 첫날 언급한 '경제혁신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 전략에 대한 비전제시 없이 현안에 대한 목소리만 높였다. 비대위는 출범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핵심전략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 '좌클릭' 지적 "이해가"…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통합당 내부에선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좌클릭'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비대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메시지를 내고 위원들이 파트별로 나눠 논의 중이다. 답답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신중한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당내 핵심전략 부재 지적엔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회의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지만 당의 비전을 제시하는 결정적인 핵심전략은 아직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비대위원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좌클릭' 지적에 대해 "이해가 간다"고 동의했다. 김 위원장이 "나는 보수라는 말을 싫어한다" "보수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자"며 당의 색채를 흐린 데 대해 비대위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비대위는 이달 내로 워크숍을 통해 아젠다 설정과 향후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대위가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이자 당 중진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당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비대위의 '좌클릭'에 당의 정체성이 옅어졌고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맞서는 투쟁력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조해진 "포용력·리더십 문제 아직 고쳐지지 않아"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들어온 후 대여 투쟁력이 현격하게 약화되고 있다. 야성을 상실했다"며 "'야당'인지, '요당'인지 모르겠다. 윤미향·오거돈 사태, 금태섭 파문, 국회 단독 개원에 상임위 싹쓸이 협박까지 어느 것 하나 쟁점으로 만들어 부각시키고 국민들께 알리지 못하는 무능한 야당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에 협조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35조원에 달하는 추경이 국회에 제출도 되지 않은 시점에 김 위원장은 '협조하겠다'고 한다. 어이가 없다"며 "현미경 심사는 필요 없는가. 이게 야당인가.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고 꼬집었다.

    조해진 의원도 이날 오후 의원총회 후 기자와 만나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포용력과 리더십은 비대위 출범 전부터 문제가 있었다. 아직 고쳐지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줄곧 '자강론'을 내세웠던 조경태 의원 역시 "벌써부터 청년당원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청년 비대위원을 앞세운 김 위원장을 돌려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