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미 공군 장성들 “F-35 도입, 동맹 간 정치적 관계 영향 크게 받아…터키 사례가 대표적”
  • ▲ 마크 웰시 3세 전 미공군 참모총장. 2013년에는 한국에도 왔었다. ⓒ미공군 공개사진.
    ▲ 마크 웰시 3세 전 미공군 참모총장. 2013년에는 한국에도 왔었다. ⓒ미공군 공개사진.
    문재인 정부는 우한코로나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사업 예산을 삭감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에 양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4.15 총선 때는 중국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통해 사전투표 전산망을 운영했다. 이런 문재인 정부의 태도가 F-35A 전투기 도입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 미공군 참모총장 “F-35A 사업, 동맹 관계 따라 큰 영향 받아”


    이 주장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유대국가안보연구소(JINSA)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한 전화회견에서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당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 상태이고, 한국 기업이 화웨이 5G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F-35A 도입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마크 웰시 3세 전 미공군 참모총장은 이에 “(F-35A 도입 사업은) 동맹 관계에 좌우된다”며 “특히 (동맹 간에) 갈등을 초래하는 정치적 변수에 크게 좌우된다”고 답했다. 웰시 전 참모총장은 “이 사업과 관련해 상식에 의거해 의사 결정을 하면서 정치적 변수에 따라 판세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면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한국에는)최선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웰시 전 참모총장은 이어 문재인 정부가 F-35A 도입 예산을 삭감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F-35A 도입에 필요한) 예산을 구체화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좀 더 먼 길을 가야 한다”면서 “물론 잘못된 길은 아니지만 좀 울퉁불퉁한 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F-35A 추가 도입 때 가격도 오르고, 도입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는 의미였다.

    미 공군 예비역 중장 “F-35A 도입, 화웨이 5G 장비 도입도 관련”


    프랭크 캠벨 예비역 공군 중장도 “미국 정부는 동맹과의 정치적 변수에 따라 F-35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 한국 공군의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정상윤 기자.
    ▲ 한국 공군의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정상윤 기자.
    미국 합동참모본부에서 재정 참모를, F-35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에서 부사장을 지낸 캠벨 예비역 중장은 미국이 지난해 F-35 생산 시설이 있던 터키에조차 판매를 중단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정치적 변수에 따른 사업 변화는 이처럼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대를 외면하고 화웨이 5G 장비를 도입하는 것 또한 F-35 도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캠벨 예비역 중장은 주장했다. 그는 “F-35의 운용은 스텔스 기술의 보호와 정보망의 안전성 확보가 핵심”이라며 “둘 중의 하나라도 뚫리게 되면 F-35 운용 체계의 안정성이 근본부터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미국의 반대에도 화웨이 등 중국제 5G 통신망을 도입, 정부 기관에서 사용하는 동맹국에는 F-35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이 믿을 만한 나라에만 판매하는 F-35


    트럼프 정부는 F-35를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미국이 믿을 만한 동맹국만 쓸 수 있는 무기로 취급하고 있다. 미국 이외에 F-35를 운용 중인 나라는 한국, 일본, 영국, 호주, 이스라엘, 네덜란드,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이다. 미국은 지난해 7월 터키가 러시아제 S-400 도입을 결정하자 수출을 중단하고, 생산에 필요한 자재도 보내지 않았다.

    미국 의회 일각에서는 ‘친중이냐 반중이냐’에 따라 F-35 스텔스 전투기를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은 2018년 “대만에 F-35를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들어서는 화웨이 5G 통신장비를 도입하기로 한 영국에 F-35를 배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