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지지 선언한 민주당 '15인'… 논란 커지자 "상황 변했다" "실망스러워" 등 돌려
  •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에 대한 지지성명을 발표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뉴시스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에 대한 지지성명을 발표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뉴시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 시절 자금 유용과 회계부정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던 15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당선인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이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쉼터를 고가에 매수해 펜션처럼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다. 

    지지성명을 냈던 일부 인사들은 "지지성명을 냈던 당시와는 상황이 변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 당선인 때문에 당이 발목 잡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이 자금 유용과 회계부정 논란에 이어 위안부 쉼터인 안성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인 7억5000만원에 매수한 후 매수가의 반값가량인 4억2000만원에 다시 매도한 것을 두고 의혹이 터져나왔다. 

    또 쉼터에서 정의연 회원들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벌이고, 윤 당선인의 부친이 쉼터 내 컨테이너에 거주하며 관리비 명목으로 758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 "윤미향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논란이 증폭되자 일찌감치 윤 당선인을 감싸며 지지성명을 낸 민주당 소속 의원과 당선인들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지난 14일 윤 당선인 지지성명을 낸 의원과 당선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려는 세력들은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전심을 다한 단체와 개인의 삶은 모독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 성명에는 강창일·김상희·김영주·남인순·박홍근·우상호·홍익표·송갑석·송옥주·정춘숙·제윤경 의원과 고민정·양향자·이수진·임오경 당선인 등 15명이 이름을 올렸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한 의원은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며 "새로운 의혹이 나왔고, 지금 관련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투명한 공개가 있어야 한다. 윤 당선인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했던 일인데, 정말 형편없고 낯뜨거운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어 매우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윤 당선인의 적극적 소명이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다른 의원은 "새로운 것들이 계속 보도되기 때문에 아직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당시에는 일평생을 노력해온 윤 당선인에 대한 과한 공세가 있다고 판단했고, 여기저기서 지지 부탁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범계 "윤미향, 오늘 중 소명해야"

    앞서 윤 당선인을 비판하는 세력을 '친일세력'이라고 비판하며 윤 당선인을 감쌌던 김두관 의원은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당내 동료의 지지선언에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며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고 더 많은 동료의원들의 참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김 의원의 바람과 정반대로 흘렀다. 지지성명을 내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윤 당선인 비판이 나왔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1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굉장히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친일적 공세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윤 당선인이 오늘 중 분명한 소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당선인 관련 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정의연의 활동 자체가 부정당하고 당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에서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굳이 한 사람 때문에 발목 잡힐 수는 없다. 빠른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민주당을 계속 압박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18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김 원내대표는 정의연이 위안부 쉼터가 아니라 윤미향 가족 쉼터였음이 드러났는데도 여전히 윤미향과 정의연을 지지하느냐"며 "이런데도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두둔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윤미향 "사퇴 고려 안 해"

    민생당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연기 민생당 대변인은 이날 "안성 위안부 쉼터 문제는 그냥 넘어가기 어렵게 됐다"며 "민주당은 더 늦기 전에 확실하게 털고 가는 게 좋을 것이다. 어설픈 진영논리 뒤로 숨거나 적당히 덮고 지나갈 단계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사퇴 요구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는다. 의정활동을 통해 잘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의원직 사퇴와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