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링링허우 세대 이용하는 곳에 영상 올렸다 악플 1만6000개 달려
  • ▲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상을 받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왼쪽). 그 또한 링링허우 세대에게는 '자본가 계급'에 불과하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상을 받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왼쪽). 그 또한 링링허우 세대에게는 '자본가 계급'에 불과하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이 ‘제2의 나치’처럼 될 가능성은 있을까. 시진핑 집권 이후로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중국식 사회주의 교육을 받은 세대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윈 “기업 활동이야말로 공익사업” 중국 청소년 “농노 착취를 위한 지주의 명분”

    “최근 마윈이 중국 동영상 사이트 ‘비리비리’에 4분짜리 연설 영상을 올렸다가 급하게 삭제하는 일이 있었다”고 조선일보가 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마윈의 연설은 “비즈니스는 가장 큰 공익사업이며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영상이 게재된 뒤 이틀 만에 댓글 1만6000개가 달렸다. 그런데 대부분이 마윈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윈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로, 중국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기업 활동을 통해 나라가 부강해지고 인민들이 잘 살 수 있다고 주장하자 “지주께서 농노를 마음껏 부리려는 명분을 만들었다”거나 “미국에 마스크 100만개를 기부한 매국노”라는 등의 비난 댓글이 잔뜩 달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온라인 매체들은 이를 가리켜 “마윈도 링링허우 세대의 비위를 맞추기 어렵다”고 보도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배타적 중화사상, 중국식 사회주의에 세뇌된 링링허우 세대

    중국 매체들이 말한 링링허우 세대란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태어난 청소년이다. ‘비리비리’라는 동영상 사이트는, 해외에서는 저작권 위반과 중국 공산당 체제 선전 영상이 가득한 사이트로 유명하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링링허우 세대의 아지트로 알려져 있다. 회원만 1억5000만 명이 넘는다. 링링허우 세대 1억6400만명 가운데 대부분이 회원인 셈이다.

    어학 전문업체 시사중국어사에 따르면, 링링허우 세대는 ‘소황제 세대’라고도 불린다. 1가구 1자녀 산아제한 때 태어나 부모는 물론 조부모로부터도 애정을 받으며, 부족함 없이 자랐다. 어릴 적부터 스마트폰을 쓴 세대다. 동시에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 ▲ 2008년 4월 서울에서 일어났던 중국유학생 폭동 당시 모습. 링링허우 세대가 사회에 대거 진출하게 되면 '친중국가들'에서는 이런 모습을 일상적으로 보게 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8년 4월 서울에서 일어났던 중국유학생 폭동 당시 모습. 링링허우 세대가 사회에 대거 진출하게 되면 '친중국가들'에서는 이런 모습을 일상적으로 보게 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들은 또한 어릴 적부터 공산주의를 바탕으로 한 중화사상, 즉 중국식 사회주의 사상을 주입받았다. ‘도광양회(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와 ‘화평굴기(그동안 키운 역량을 평온한 분위기에서 서서히 드러낸다)’를 버리고 ‘돌돌핍인(咄咄逼人, 거침없이 상대를 압박한다)’을 내세운 중국 공산당의 대외전략 또한 이들에게 큰 영향을 줬다.

    그 결과 “이제는 세상 누구도 중국을 흔들 수 없다”거나 ‘만방래조(세상이 모두 중국에 조공을 하러 온다)’를 주장하는 청소년들이 생겼다.

    중국식 사회주의 교육에다 부모, 조부모의 경제력까지 물려받은 링링허우 세대는 중국 공산당을 맹신하며, 자본주의와 주변국에 대한 적대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경제력을 갖췄으면서도 자신들을 무산계급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국과 직접 관련이 없어도 중국의 ‘존엄’을 모독했다고 생각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격한다. 해외 기업에 대한 보이콧도 이들이 주도할 정도다. 일부 한국 언론은 링링허우 세대의 행태를 ‘애국주의’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징고이즘’ 또는 ‘쇼비니즘’이다.

    중국 매체 “링링허우, 가장 독선적 세대 될 것”

    조선일보를 비롯해 국내 언론들은 링링허우 세대가 바링허우 세대, 주링허우 세대와는 크게 다르다고 평가한다. 바링허우 세대(1980년대 출생, 중국이 외국자본투자를 받으며 급속히 성장한 것을 보며 자란 세대)의 개방성, 주링허우 시대(1990년대 출생, 중국 개혁·개방의 결과를 보면서, 해외여행을 떠나 다른 나라의 실상을 보며 자란 세대)의 개인주의 세대들과 비교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링링허우 세대는 중국 사상 가장 독선적인 세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 주간지 ‘신주간’은 “링링허우 세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큰 행운을 타고 났지만 가장 불행한 세대”라고 한탄했다.

    이처럼 중국식 사회주의를 맹신하고, 대화와 타협을 모르는 링링허우 세대가 바로 중국의 미래다. 과거 ‘국가사회주의(나치즘)’을 내세웠던 독일 제3제국이 청소년들을 배타적이고 맹목적 민족주의(쇼비니즘), 호전적 민족주의(징고이즘)로 세뇌시켜 나치 SS친위대를 만들었던 역사와 링링허우 세대의 지금 모습이 겹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