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文대통령 만나 “중요한 전략적 소통 위해 왔다”… '미국일방주의' 거듭 비난
  • ▲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후 3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후 3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했다. ⓒ청와대 제공.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전략적 소통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왕 외교부장은 앞서 환영 오찬과 지난 4일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회담에서도 ‘전략적 소통’을 방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략적 소통’의 주제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왕이, 文대통령 만나 “韓中, 힘 합쳐 일방주의 막아야”

    문 대통령은 5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왕이 외교부장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이 올해가 신중국 건설 70주년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한중 외교·국방교류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자, 왕 외교부장은 “제가 이번에 방한한 것은 한국 측 동료들과 전략적 소통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왕 외교부장은 한중 양국 교역액이 연간 3000억 달러(약 356조8500억원)를 돌파했고, 인적교류가 연 1000만 명을 넘었다며 “한중관계는 양국 정상의 전략적 견인하에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현재 국제정세는 일방주의와 강권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한중 양국은 이웃으로서 제때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기본적인 국제규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대한 비난으로 해석됐다.

    왕 부장은 “어제 강경화 장관과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일련의 새로운 공동 인식을 도출했다”면서 “다음 단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12월로 예정된 대통령님의 중국 방문을 잘 준비해 한중관계 발전뿐만 아니라 한·중·일 3자 간 협력도 잘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님의 중요한 의견을 잘 청취해 시진핑 주석께 잘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후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3대 원칙(△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을 설명하고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제안에 대한 중국 측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왕이, 환영 오찬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 덕분에 발전” 주장

    왕 부장은 문 대통령 면담에 앞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도 ‘전략적 소통’을 강조했다. 5일 정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주한 중국대사관 주최 한중 우호 오찬에서 그는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은 중요한 전략적 소통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 ▲ 이수성 전 국무총리의 축사를 듣고 좋아하는 왕이 외교부장과 참석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수성 전 국무총리의 축사를 듣고 좋아하는 왕이 외교부장과 참석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는 “현재 세계는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강권적 조치가 넘치는데, 이는 지역은 물론 세계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되고, 우리(중국)의 정당한 발전에도 위협협"이라며 “한중 양국은 서로 지지하고 이해하면서 우리의 이익을 잘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올해는 중국의 5·4운동과 한국의 3·1운동, 상하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자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이라며 “그동안 한중은 천지개벽했고, 특히 중국은 공산당의 리더십 아래 몇십 년 만에 서양이 수백 년 걸려 이룩한 과정을 완수했다”고 자찬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이렇게 세계적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이어 “이를 온갖 방법을 써가며 중국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발전 전망을 일부러 나쁘게 말하고 억제하려는 세력이 있다”며 “그 배후에는 이데올로기적 편견과 강권정치의 오만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 부흥은 역사의 필연…한중 우호는 천년 관계”

    왕 부장은 “패권주의 행위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며 “중국의 부흥은 역사의 필연이고, 중국의 발전가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오찬에 초청한 인사들에게 중국경제의 장밋빛 전망을 역설하며 “한중은 1000년 이상의 우호관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준 높은 정치적 상호 신뢰 구축 △한중 FTA를 비롯한 더욱 깊은 경제협력 △중국과 함께하는 다자협력을 한국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여러분을 초청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 어디에서도 ‘중요한 전략적 소통’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나 외교부도 ‘중요한 전략적 소통’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찬에서는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사회를 맡고,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축사를 했다.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 박상철 경기대 부총장,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등 6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복회 회장과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 또한 참석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