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5월~6월 말까지 하루 1000만 배럴… 멕시코 반발했지만, 큰 영향 없을 듯”
  • ▲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OPEC 본부 앞에서 취재진들이 석유감산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OPEC 본부 앞에서 취재진들이 석유감산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산유국회의(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이 5월부터 6월 말까지 모두 하루 1000만 배럴의 석유 생산을 줄인다는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고 CNN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멕시코가 할당받은 석유 감산(減産)을 거부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완전한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우한코로나 사태로 세계 석유 수요가 평소의 10%에 불과한 상태여서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산유국들이 감산에 최종 합의하면 최근 국제유가의 폭락을 저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줄어드는데 공급 유지하다 폭락한 국제유가

    국제석유시장이 출렁거린 것은 지난 3월 6일부터였다고 OPEC 고위 관계자가 설명했다. 그는 “우한코로나 사태가 세계로 퍼지면서, 우리는 그때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상황을 맞았다”면서 “이후 세계 석유업계는 출혈을 겪고 있는데 이를 막을 사람이 없다”고 방송에 털어놨다.

    우한코로나 사태로 국가 간 이동이 막히면서 세계적인 석유 수요가 대폭 줄어들었음에도 러시아는 석유 감산을 할 수 없다고 버텼고,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가 맞서면서 4월 초순까지 국제유가는 급락을 거듭했다는 설명이었다.

    유가 하락으로 미국 셰일 에너지 업계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유가 안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국제유가 문제를 두고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산유국에 대한 압박이었다.

    결국 모함마드 사누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은 현재 상황이 계속되면 산유국 모두 공멸한다는 판단에 회의를 제안했고, 9일 OPEC 회원국과 다른 산유국이 모두 참여하는 화상 회의를 열게 된 것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OPEC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일일 석유 수요량은 1200만 배럴인 반면 공급량은 그보다 1470만 배럴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산유국들이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감산을 해나가야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 ▲ 석유감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9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하락 이미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석유감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9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하락 이미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이터 “OPEC+ 참가국, 곧 단계적 감산 계획 내놓을 것”

    로이터는 CNN 보도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향후 감산 계획을 보도했다. OPEC+ 회의가 완전히 타결되기 전이었다.

    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석유 생산량 10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생산량 1200만 배럴을 870만 배럴로, 러시아는 1040만 배럴을 800만 배럴로 낮추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10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70만 배럴, 낭이지리아 42만 배럴 등 다른 산유국도 각자 생산량에 맞춰 하루 5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이란과 베네수엘라, 리비아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거나 내부 정치적 문제 때문에 감산 대상에서 빠졌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OPEC+는 올해 7월부터 12월 말까지는 하루 석유 생산량을 지금과 비교해 800만 배럴 줄이고, 2021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 배럴을 감산한다는 계획에도 잠정 합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멕시코 “감산불가” 외치며 자리 박차고 나갔지만….

    이 보도가 나온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멕시코가 “10만 배럴 이상은 감산할 수 없다”며 OPEC+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가 나왔다.

    멕시코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감산량 40만 배럴을 수용할 수 없으며, 10만 배럴 감산이 한계선이라고 고집, 결국 OPEC+ 협상이 완전히 타결되지 못해 10일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는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멕시코가 감산 합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한편 OPEC+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9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 대비 9.28% 하락해 배럴당 22.76달러를 기록했고, 북해 브랜트유는 배럴당 31.48달러로 전날보다 4.14% 떨어졌다.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11.07% 떨어진 배럴당 23.26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