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성 회장, 30일 재판에 증인 출석 "조범동, 민정수석 언급"… 익성-코링크PE '사업적 동반자' 주장 반복
  • ▲ 이모 익성 회장이 30일 사모펀드 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조범동(37·구속) 재판에서
    ▲ 이모 익성 회장이 30일 사모펀드 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조범동(37·구속) 재판에서 "내가 코링크PE를 설립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정상윤 기자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설립 과정에서 조범동으로부터 (조국) 서울대 교수에게 자금이 들어온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바 없는가요."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 씨가 수시로 왔다갔다 해서 (조 전 장관으로부터) 들어온 돈으로 알았습니다."

    사모펀드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조범동(37·구속) 씨 재판에서 나온 증언이다. 이모 익성 회장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 심리로 진행된 조씨의 9차 공판에서 재판부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조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조 전 장관 일가는 2017년 코링크PE가 운용한 블루펀드에 14억원을 투자 약정했다. 코링크PE는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 씨가 실제로 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범동 씨 측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는 조씨가 아니라 익성'이라고 주장한다. 익성은 코링크PE에 자금을 빌려주고, 함께 음극재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고 알려진 자동차부품 회사다.

    익성 회장 "코링크PE는 내가 설립하지 않았다"

    이날 이 회장은 조씨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코링크PE 설립 경위'와 관련한 검찰의 질문에 "제주도 신라호텔의 카지노를 인수하기 위해 (조씨가) 설립했다고 안다"고 답했다. 코링크PE 설립에 익성 측이 관여한 사실도 없다고 부연했다.

    "증인이 금융을 한번 해보자고 해서 코링크PE를 설립한 것 아닌가"라는 변호인 측 질문에도 "여담으로 말한 것 같은데, 코링크PE는 내가 설립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코링크PE와 익성 간 관계가 '사업적 동반자'라는 것이다.

    '조국 전 장관이 조범동 씨를 통해 차명투자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상 집사람이 투자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 데다, 당시 조 전 장관이 장관으로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조씨가 사업 관련해 조 전 장관의 민정수석 지위를 언급했고, (조 전 장관이) 공직자여서 직접 (투자를) 못하고 정씨를 통해 투자한다고 생각했는가"라는 검찰 질문에 "주위에서도 수시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재판부의 질문에 "특별한 근거 없이 정씨가 조 전 장관의 부인이기 때문에 정씨의 투자금이 조 전 장관 돈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조범동, 조국 '형'이라 불러… 민정수석 지위도 언급"

    조범동 씨가 조 전 장관을 '형'으로 부르는 등 조 전 장관 이야기를 자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회장은 검찰의 주신문, 변호인 측 반대신문 과정에서 "2016~17년 조 전 장관을 형으로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형인지 사촌형인지는 물어보지는 않았다"며 "언론 보도 뒤 조씨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정씨를 2017년 코링크PE 사무실에서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나가다가 웬 여자가 있었는데 직원이 조 전 장관 부인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재차 "그 외에 정씨가 다녀갔다고 직원들에게 들은 적 있는가"라고 묻자, 이 회장은 "자주 들었다"고 답했다. "그 후로 (정씨가) 투자했고, 투자를 회수하는 과정 등에서 약간의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는 말도 보탰다.

    이 회장은 조씨와 조 전 장관 간 친분을 믿고 코링크PE에 25억원을 담보 없이 빌려줬다고도 했다. 조범동 씨의 변호인은 "사업하는 사람이 차용증도 없이 25억원을 빌려주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재차 물었으나 이 회장은 "(2차전지 관련 소재인) 음극재 때문에 급하다며 2~3일 내에 돌려주겠다고 해서 믿고 빌려줬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