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혁신이 없다" 통준위 사퇴… 조원진·김문수 "통합 안 한다" 거듭 확인
  •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준비위원회 회의. 장기표(왼쪽 두번째) 공동위원장은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준비위원회 회의. 장기표(왼쪽 두번째) 공동위원장은 "혁신 없는 통합"이라며 14일 통준위 탈퇴를 선언했다.ⓒ연합뉴스
    중도보수 통합신당 미래통합당이 16일 출범을 알렸지만 통합이 절반의 성공에 그칠 우려가 커졌다. 14일 장기표 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시민사회단체 세력은 "혁신이 없다"며 이탈했고, 우리공화당·자유통일당은 여전히 통합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장 위원장은 14일 오전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준비위원 김일두·박준식·안병용·안형환·조형곤 포함) 장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통합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겠으나, 혁신의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고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기표 "지도부 교체 거부, 본질적 혁신 않겠다는 것"

    장 위원장은 이어 "통합신당의 얼굴이 될 지도부 및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최소한 절반이라도 바꾸거나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김형오 공관위원장 등은 '시간이 없다'거나 '비현실적'이라는 등의 이유로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본질적 혁신을 피했다"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또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통합신당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8명 전원을 인정한 가운데 두세 명을 추가하자고 한다. 이것은 자유한국당이 변화와 혁신을 할 생각은 조금도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제정파가 통합해 새로운 정당을 결성한다면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기존 정당의 지도부에 두세 명 추가하는 정당, 이것은 새로운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장 위원장은 성명 발표 후 "지분 때문에 사퇴한 게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시민사회단체 대표자연석회의 추천위원)가 최고위원을 추천하겠다고 한 게 아니다. 한 명도 추천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다만 현재 한국당 최고위원 서너 명은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그러면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우리가 한국당을 바꿀 수 있다고 기대했던 게 잘못"이라며 "변화가 안 되는데 회의에 참석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래서 사퇴했다"고 말했다. 또 "새보수당은 새 집 짓는다고 해놓고 일절 변화시키면 안 된다고 하더라. 웃기지 않나"라며 "공천을 보장받았으니 그러는 게 아니겠나"라고도 힐난했다.  

    우리공화·자유통일당 "통합은 없다" 재차 강조

    또 다른 '숙제'인 태극기·광장세력과 통합도 난망하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는 14일에도 통합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김 대표는 김무성 의원으로부터 연락받았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미래통합당을 '가치불명 정당'이라며 깎아내렸다. 김 대표는 또 한국당 측으로부터 계속 통합 제의가 온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통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김 대표는 통화에서 "먼저 미래통합당이라는 가치불명의 정당이 탄생하게 된 것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앞세우는 우리 당 입장에서는 매우 가슴아픈 일"이라고 소회를 밝힌 뒤 "김무성 의원한테 연락이 와서 통합하자고 하더라. 나는 통합은 없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조원진 "김문수가 통합신당으로 안 간다는 보장 있나"

    조 대표도 미래통합당과 합당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만난 조 대표는 "지금은 다당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통합보다 밖에서 (미래통합당과) 협조할 수 있는 세력이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보수통합당이 총선에서 압승한다고 해도 그 다음에 벌어질 일이 문제"라며 "DJ 때 한나라당 의원 36명을 빼간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조 대표는 김 대표가 미래통합당으로 갈지 모른다는 의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 대표는 자유통일당과 관계를 묻자 "자유통일당과 집회연대를 하고, 양당 사무총장끼리 통합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며 "다만 김문수 대표가 미래통합당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