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발언 놓고 야권 반발"취임 반년도 안 돼 권력 지속 언급"
  •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와 이재명 대통령. ⓒ이종현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와 이재명 대통령. ⓒ이종현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요즘 이재명 정부 임기 5년이 너무 짧다는 말이 나온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발끈했다. 임기를 불과 반년 가량 소화한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 갈리는 상황에서 정부 핵심 인사가 지나치게 앞서간다는 지적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임기 지속을 거론한 것은 총리의 책무와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성과를 냉정히 점검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보좌해야 할 자리이지, 권력에 대한 감상이나 지지층의 환호를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더 심각한 문제는 총리의 인식이 국민 다수의 체감과 정면으로 어긋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물가는 서민의 삶을 압박하며, 수도권 부동산 불안과 기업 체감경기 역시 암울한 상황"이라며 "이런 현실에서 임기가 짧다는 발언이 나온 것 자체가 국정 현실을 외면한 안이한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 수석대변인은 "오히려 국민들 사이에서는 임기가 아직 4년 6개월이나 남았다는 것이 걱정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성과로 평가받기에도, 책임을 묻기에도 이른 시점에 권력의 지속을 입에 올리는 모습은 자신감이 아니라 국정 운영에 대한 불안, 혹은 총리 개인의 정치적 행보를 의식한 발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권의 추가 비판도 이어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총리가 이재명 장기 집권의 군불을 땐다"며 "이 발언은 낯부끄러운 아부를 넘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장기 독재를 시도하려는 위험한 간보기다. 지금 총리가 챙겨야 할 것은 대통령의 기분이 아니라 바닥난 국민의 삶"이라고 덧붙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환율·고물가·고실업 속에서 하루하루가 버거운 국민에게 6개월조차 길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나온 극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김 총리는 전날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열린 국정 설명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정책을 가장 깊이 아는 분"이라며 "요즘에는 '5년이 너무 짧다', '더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의 정부 업무보고 생중계를 '잼플릭스'에 비유하며 적극적인 시청과 의견 개진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