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트럼프 측근들, 북한 비핵화 논의 재개하면 대선에 악영향 우려"
  • ▲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이때부터 미북 비핵화 협상의 균열이 보였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이때부터 미북 비핵화 협상의 균열이 보였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까지는 김정은과 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최고위 외교자문역에게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CNN은 “이 문제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1년 전 북한 독재자와 만났지만 두 사람 모두 빈손으로 헤어졌다”면서 “이후 북한 비핵화를 성사시키려는 치열한 외교적 노력들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되자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미국 측 협상 담당자들은 스톡홀름 실무회의에서 북한이 “빈손”이라고 주장하기 전까지는 비핵화협상에 진전이 있는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미북 비핵화협상에 대해 잘 아는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특별여행허가 발급을 완전히 중단한 상황을 가리키며 “협상은 끝났다(dead)”고 주장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2017년에는 서로 으르렁대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 뒤로는 “사랑에 빠졌다”는 둥 서로 친밀한 관계처럼 행동했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계속 쏘아댄 2019년 말까지도 “김정은과 나는 매우 돈독한 사이”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 "트럼프 측근들, 북한 비핵화협상 재선에 도움 안 된다 판단"

    “그러나 트럼프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북한문제가 재선에서 승리하는 데 중요한 주제는 아니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시정연설에서 북한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점도 주의깊게 봐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시정연설 때는 북한과 정상회담을 언급했고, 2018년에는 탈북자를 초청하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없었다는 것이 방송의 분석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측근 그룹에서는 대선 이전에 북한과 비핵화협상을 재개하는 것을 별로 바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 비핵화협상 재개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도움을 주기보다 위험이 훨씬 클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특히 김정은이 신년사(를 대신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기 전까지 대화는 없다”며 대북제재 해제를 비핵화 협상의 전제로 내세운 만큼 당분간 미북 비핵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방송은 분석했다.

    한편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북한은 비핵화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말한 것이나 미국 국무부가 연초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처럼 일각에서는 북한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서, 방송은 “이것이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측과 만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