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北에 덕담 전달 부탁" 정의용에… 北 "본전도 못챙기는 바보신세, 자중해라"

북한이 제재 완화를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한번 천명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1일 한국과 미국을 향해 새해 첫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은 파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돌리며 한국을 향해 "주제넘게 북미 사이에 껴든다"고 비난했다. 

김계관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를 직접 전달 받았다"며 "남조선당국이 숨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지난 10일 방미일정 후 귀국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자 생일에 대한 덕담을 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 메세지를 김 위원장에게 꼭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했다. 

김계관은 이에 대해 "남조선 당국은 무슨 생일축하 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해 감지덕지해하며 대화에 복귀할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말고 끼여들었다가 본전도 못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한국을 향해 다시 한번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남조선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며 "한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축하인사를 전달한다고 호들갑을 떠는데 저들이 아직도 조미관계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꼬았다.

북한은 이 날 국제사회에서 제시됐던 대북제재와 핵을 맞바꾸는 방안에 대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점도 못박았다. 김계관은 "일부 유엔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시설을 통쨰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미국에 속아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계관은 북미 대화의 조건도 제시했다. 김계관은 "조·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 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며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유엔 대북제재 국면에 '정면돌파'를 선언했던 북한은 김계관의 담화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