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동생, 형과 500m 떨어진 ‘흑석11구역’ 2층 건물 매입… "수십억 가치로 뛸 것"
  • ▲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여 지난 3월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흑석동 건물'을 매입하기 하루 전, 그의 친동생도 흑석동의 다른 재개발 건물을 산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동생과 투자지역과 시기가 겹치면서 사퇴 당시 "아내가 나와 상의하지 않고 투자한 것"이라며 '아내 탓'을 했던 김 전 대변인의 해명이 거짓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김 전 대변인은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동생이 제수씨의 권유로 집을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1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전 대변인 동생 김씨는 지난해 7월1일 '흑석뉴타운 11구역' 2층짜리 상가주택을 13억원에 구매했다. 김씨는 구매대금으로 전세금을 제외한 9억원을 지불했다.

    김의겸 7월2일, 동생 7월1일 매입… 재개발 확정으로 '대박'

    의아한 점은 김씨가 건물을 매입한 시점과 지역이 김 전 대변인과 겹친다는 점이다. 김씨는 김 전 대변인이 흑석동 건물을 매입하기 하루 전, 그의 건물과 500여m 떨어진 곳의 건물을 샀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7월2일 은행 대출 10억원 등 약 16억원을 빚지고 서울 흑석동에 있는 25억7000만원 상당의 2층 건물을 구입했다. 이 지역은 지난해 5월 롯데건설이 재개발사업을 수주한 '흑석뉴타운 9구역'이다.

    또 다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자 김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몰랐다'는 취지의 해명글을 올렸다. 김 전 대변인은 "제수씨가 동서들끼리 만날 때 흑석동에 집을 살 것을 권유했고, 저희와 막내가 비슷한 시기에 집을 샀다"며 "제가 동생의 집 매입에 관여한 것이 아니고, 동생이 제수씨의 권유로 집을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동안의 제 해명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부동산 몰빵' 투기 의혹으로 사퇴했을 당시 했던 김 전 대변인의 해명이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 전 대변인은 당시 "아내가 나와 상의하지 않고 투자한 것"이라고 했는데, 동생과 투자지역과 시기가 겹치는 것을 두고 몰랐다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이 신문은 김 전 대변인 형제의 '흑석동 건물'은 재개발 확정으로 수십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시는 3일 김 전 대변인 동생이 구매한 건물이 위치한 구역을 아파트 단지 등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전문가들은 약 3년 뒤 재개발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사가 진행되면 김 전 대변인 동생이 산 건물 가치는 30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형제 부동산 투기 의혹에… 김의겸 “제수씨 권유로” 해명

    서울권 대학 부동산학과의 한 교수는 "형제가 나란히 하루 차이로 같은 지역 건물을 매입한 것에 대해 투기 의혹을 갖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김씨 형제가 매입한 흑석동 지역은 서울권에서도 접근성이 좋아 부동산 인기 지역에 속한다. 재개발 후에는 건물 가치가 수십억원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변인은 재산을 '몰빵'해 구입한 '흑석동 건물'을 최근 34억5000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1년5개월 사이 차익만 8억8000만원을 본 셈이다. 세금 등을 제외하면 김 전 대변인에게 약 3억~4억원의 이익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변인은 흑석동 건물 매입으로 생긴 차액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차액'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선 투기로 얻은 차액인 만큼 세금 등을 제외하지 않은 차액인 8억여 원을 기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