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조사선 8월 상승세인데… 0.02% 하락한 한국감정원 자료만 갖고 "집값 안정" 주장
  •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시장 혼란과 관련 "정책적 과도기를 지나면 매매시장은 상당히 안정된 기조로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정책 실패를 이유로 야권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나선 모습이다.

    김 실장은 18일 저녁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집값이 안정 양상'이라는 문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관련 "최근의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하신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관련 청와대의 인식과 현장의 민심에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도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문제는 전·월세시장"이라며 "임대차 3법이 통과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후속 조치가 완비되지 않은 만큼 정책적 노력을 일관되게 하면 전·월세시장도 안정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과 김 실장이 집값을 안정세로 보는 근거는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다. 한국감정원의 8월 둘째주 주간 서울 아파트 시황 조사에서 상승폭은 전주(0.04%)보다 줄어든 0.02%였다.

    KB "8월 1~2주 0.39%→0.53% 증가"

    반면 19일 KB국민은행 조사에서는 8월 둘째주 상승률은 전주(0.39%)보다 오히려 오른 0.53%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감정원은 송파(0.00%)·서초구(0.00%)가 보합으로 전환했다고 밝혔으나,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두 지역은 각각 0.64%, 0.59%씩 올라 서울 평균상승률을 웃돌았다.

    또한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7·10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전세 매물 부족의 영향으로 지난 10일 KB국민은행 기준 전주 대비 0.2%, 서울 아파트는 0.41%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은 약 350명의 조사직원이 직접 표본의 실거래가를 조사한다. 표본 크기는 9400가구로, KB국민은행의 약 30% 수준이다. 다른 기관보다 집값 산정이 보수적(햐향 조정)이라는 평가다.

    특히 한국감정원은 KB국민은행과 달리 집계 과정에서 급매나 특이거래 등을 제외하는 등 통계적 조정을 거치기 때문에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 모두 문재인 정부 기관 소속 사람들이다.

    야권에서는 김 실장을 비롯해 김현미 국토부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건재한 상황에 비판을 제기한다. 다주택 보유 논란으로 청와대비서실 수석들이 사퇴했으나 정작 부동산정책 실무자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무주택 아니더라도 능력 위주 인재 등용하라"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은 국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이루고자 하는 대의가 어느 누구를 위한 대의인지, 국민과 소통은 무시하고 도대체 어떤 주체들과 소통하는지 정녕 묻고 싶다"며 "여·야, 각 학계를 두루 살펴서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아니더라도 능력 위주의 인재 등용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루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도 지난 10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현미 국토부장관을 제외하고 책임을 묻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참모 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인식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실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120㎡)를 보유했다. 그는 2017년 6월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이 집과 관련한 질의에 "두 동짜리 작은 아파트이고 1층 그늘진 데라 미분양이었다"고 답했다. 이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는 7억원 선이다. 최근 시세는 18억원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