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 돼지 내장 분리 후 통째 보관… 군대 등에 보급 의심"
  • ▲ 2017년 4월 돼지농장을 찾은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4월 돼지농장을 찾은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당국이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이하 돼지열병)에 걸려 폐사한 돼지를 매몰처분하지 않고 가져가 냉동 창고에다 보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6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현지 상황을 소개했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방송 측에 “요즘 당국이 축산 농가에서 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를 전부 모아서 냉동 창고에 보관하고 있어 이에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도 방역소(보건당국)는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각 지역에서 돼지열병 신고를 접수한 뒤 감염된 돼지들을 모두 회수했다”면서 “그런데 회수한 돼지를 내장을 분리한 뒤 통째로 냉동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도 방역소는 돼지열병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당국은 감염된 돼지고기를 냉동 보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돼지열병 병균은 높은 온도에서 살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국이 돼지열병을 이유로 주민들의 돼지를 무상으로 가져가 나중에 군대와 같이 특별 공급처에 공급하려는 것 아닌지 주민들이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 또한 “당국이 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를 회수해 매몰처분하지 않고 냉동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청진시 수남구역 어항동에 도급 기업소(함경북도 소속 공기업)인 ‘만톤 수산물 냉동창고’가 있다”며 “과거 수산물 생산이 한창일 때 생선을 보관하던 곳인데 요즘은 도내에서 회수한, 폐사한 돼지를 보관하는 용도로 쓴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도 “당 중앙에서는 올해 전 주민을 대상으로 ‘돼지열병을 퇴치하기 위한 방역사업에 모두 나설 것’을 요구했는데 정작 도당에서는 병든 돼지고기를 모두 수거해 냉동 보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소식통은 “돼지열병을 차단한다며 주민들이 키우던, 감염된 돼지들을 무상으로 수거해 간 당국이 이를 냉동 창고에 보관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주민들은 감염된 돼지를 몰래 도살해 장마당에 내다 팔거나 직접 소비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돼지열병이 확산된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다. 올 여름만 해도 장마당에서 돼지고기 1kg이 북한 돈 1만2000원에 팔렸는데 당국이 돼지를 모두 가져간 뒤로는 1kg당 1만6000~1만8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