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국무부 부장관 청문회서 파트너로 최선희 지목… 최선희 "미국에 할 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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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차관)이 또 미국을 향해 “대북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내가 부장관이 되면, 북한도 최선희 부상에게 권한을 주고 비핵화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 ▲ 러시아 모스크바에 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선희 “핵문제 관한 논의, 앞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갈 것”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20일 최선희 부상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이야기를 전했다. 최선희 부상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계속된다면 (미북) 정상회담도 (우리에게는) 흥미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미국에게 전할) 메시지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 없이 미북 대화가 이뤄진다면) 아마 핵문제에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테이블에서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비핵화 대화의 전제로 요구했다.
최 부상은 이어 “미국이 취해야 할 구체적 조치는 미국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는 만큼 여기서 강의를 할 생각은 없다”며 “미국이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모든 조치를 해제하면 될 것이고, 그런 전략적 결정을 우리에게 통보하면 될 것”이라고 거듭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연내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최선희 부상은 “그것은 정상들 간의 문제로 (내가) 정상들끼리 어떻게 하는 것까지 이야기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비건 “北 협상 상대방들, 권한 없어 대화 진전 어려웠다”
같은 날 국무부 부장관 인준을 위해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내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서 부장관으로 승진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가 부장관이 되면, 북한은 협상 상대로 권한이 있는 최선희 부상을 보내 의미 있는 협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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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특별대표는 “지금까지 만난 북한 측 상대들은 싱가포르 미북정상합의에 대해 논의하거나 복잡한 사안을 다룰 때는 권한이 없었다”면서 “반면 최선희 부상은 김정은의 신임을 받고 있는 북한 외무성 고위 관리 중 한 명”이라며 그가 협상 상대가 되면 김정은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일처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상원 청문회를 마쳤다. 곧 부장관이 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건 대표는 또한 자신이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일해 온 15개월 동안 북한이 비핵화에 가까워졌다고 보지만 그들이 비핵화를 결단했다고 볼 수 있는,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증거나 서면합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북한이 여전히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에 대해 “그것은 그들이 정한 것이지 미국은 비핵화 협상에 시한을 정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이 ‘연말 시한’을 내세우며 내년 초 도발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으나 그렇게 한다면 엄청난 실수이고, 북한이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