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어스, 한국 군사시설 위·경도 ‘초’단위까지 제공… 구형 미사일 발사정보로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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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에 한국군 주요 군사시설이 그대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이 제공하는 위성사진 ‘구글어스’는 이들 시설의 위치정보를 ‘초(37m)’ 단위 좌표로 제공한다.
- ▲ 구글 위성지도에 나타난 한국 공군의 F-35A 기지 모습. 구글 어스에서는 위도와 경도까지 제공한다. ⓒ구글 지도 캡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구글 위성지도’를 살펴본 결과 군사보안시설 가운데 40%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온 “구글 위성지도, 한국 공군기지 세밀히 표시”
박 의원에 따르면, 공군 주력기 F-15K가 배치된 제11전투비행단, 대통령 및 국빈들이 이용하는 제15특수임무비행단과 공군 제8전투비행단의 활주로와 주요 시설 등이 구글 위성지도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박 의원은 “구글 위성지도는 한국군 군사보안시설의 위치뿐만 아니라 위도와 경도, 구조, 근처 길까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정보통신망법은 온라인상에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위성지도에 우리 군의 군사보안시설이 노출되는 문제는 2000년대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구글은 이를 무시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구글이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내세우며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구글은 해외에서는 해당 국가의 요청을 받아들여 군사보안시설에 대해 블러(Blur·모자이크 등으로 알아볼 수 없게 처리)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구글 측의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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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구글 지도와 구글 어스를 확인한 결과 박 의원이 말한 공군기지 외에 F-35A가 배치된 제17전투비행단의 주요 시설도 선명하게 공개돼 있다. 또한 이들 시설이 위치한 위도와 경도가 ‘초’ 단위로 공개돼 있다. 이는 미국이나 러시아가 사용하는 군사용 GPS 좌표체계에 비해서는 부정확하지만 북한군의 구형 스커드미사일이나 노동미사일처럼 정확도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미사일에 입력해 사용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 ▲ 구글 어스에서 찾은 중국 공안국 본부. 블러 처리가 돼 있다. ⓒ구글 어스 캡쳐.
구글, 한국군 시설 좌표까지 공개…해외에서는 정보 삭제
구글은 우리 정부의 군사보안시설 정보 삭제 처리 요청은 10년 넘게 묵살했지만, 미국·영국·프랑스·이스라엘·네덜란드·일본·러시아 등의 요구는 잘 받아들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구글 위성지도에서는 미국·러시아·독일·일본·네덜란드 등의 주요 군사시설을 찾아보기 어렵다.
구글은 중국의 요구도 받아들였다. 2013년 6월 구글 측이 사용자에게 답변한 내용을 보면 “중국의 지리정보 관련 법규로 인해 중국 국외 지도 서비스의 경우 정확한 위치정보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제약이 있다”면서 “구글 지도도 이 제약으로 인해 위성사진과 지도의 위치가 제대로 맞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